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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한다발 [1학년 3학기] -50- 조금은 불안했던 3학기는 다행이도 조용히 시작되었다. 사건도 사고도 심지어 누군가 시비를 걸거나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없으니 행복하다 느낄 정도다. 그래도 조금 사건을 일으킬 여지가 있는 하나미야를 주시했지만 그는 조용히 책을 보는 것 이외에 다른 행동은 전혀 없었다. 다만 오랜만에 나타난 비글 녀석이 들이대는 게 슬슬 성질이 날 것만 같았다. 여기서 얘를 업어 매치고 싶은데 신장 차이 때문에 그럴수도 없어 일단 성질나는 대로 걷어 차버릴까 하고 고민하던 중 잠시 교무실에 다녀온 코하네가 있는 힘껏 그를 걷어차 버리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왜 매일 후루하시군한테 걷어 차이면서 꼬박꼬박 오니?" "코하네쨩 박력있다! 멋져!" "응, 내가 좀 멋있지. 의자로 얻어 맞기 싫으면 조용히 가렴?" "네-" 착한.. 2015. 10. 12.
안개꽃 한다발 -49- 매번 올리는걸 깜박하면 안되는데 말이에요 "밥 잘 챙겨먹고, 정기 검진 꼬박꼬박 다니고... 음..." "알았어, 알았어. 비행기 시간 얼마 안 남았으니까 갈게. 집에 도착해서 카톡 보낼게!" "츠카사가 마중 나온다고 했지?" "응! 다녀오겠습니다!" 결국 다가온 일본으로 출발하는 날, 배웅을 위해 공항으로 따라온 엄마는 좀처럼 안심이 안되는지 당부를 계속하고 확인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다가와 서둘러 짐을 챙기니 엄마가 재차 잊은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어주셨다. 두번째의 출국, 세번째의 비행기지만 매번 거리가 멀다는 것이 확실하게 다가와 기분이 묘하다. 나보다 더 멀리 유학가는 아이들도 있고 나처럼 친인척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겠지만 그냥 비행기에 오르면 칭얼대고 싶은 기분이 든다... 2015. 10. 7.
안개꽃 한다발 -48 추석에 밤샘과 집안일의 여파로 펑크를내고 연참을 했지요 그래서...밀렸습니다....ㅠ 길지는 않지만 짧다고 하기도 애매한 보름간의 방학은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반이 훌렁 지나가더니 정신을 차리니 방학 막바지에 달해 있었다. 미리 예약해둔 비행기 시간을 다시 확인하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챙길 짐을 정리했다. 미리미리 조금씩이라도 싸두는 편이 잊어버리지 않을테지. 잘 입지 않아 놓고갈 옷을 꺼내놓고 이번에 산 책들을 챙기느라 방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데 리드미컬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가도 될까?" "안돼, 난장판이야!" "어머나! 벌써 돌아갈 준비 하는거야? 엄마 슬퍼져!" "개학이 몇일 안 남았으니까. 나도 아쉽지만..." 난장판인 방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장난스레 우는 척을 하는 엄마를 보.. 2015. 10. 7.
안개꽃 한다발 -47 앞으로는 일찍 일찍 쓸게요....8ㅁ8 "그래서, 잘생겼어?" "그렇긴 한데... 아니, 지금 내가 하는 말 어디로 들은거야." "츤데레라는게 대세라고 하더라고!" "알게 뭐야!" 아이 쇼핑을 하며 신나게 놀다가 쉴 겸 들린 카페에서 한탄하듯 그동안 있던 일을 이야기하니 현지가 하는 말이 저렇다. 언제부터 남자 외모 타령을 하게 된건지... 고개를 돌려 세영 언니를 보니 날 괴롭힌 녀석이 누구냐 데려와라 하며 웃고 있어 무섭다. 양 쪽에서 다른 주제로 열을 올리고 있으니 이 이야기를 괸히 한 것일까 싶고 사람들의 시선이 몰려 부끄럽다. 그런데 양쪽에서 열을 내는 사람들은 알게 뭐야 식이고... 어째서 부끄러움은 나 혼자의 몫인지. 가장 구석자리에 앉은 탓인지 사람들의 시선을 직시하고 있어 고개를 숙이고 .. 2015. 9. 21.
안개꽃 한다발 -46- [1학년 겨울방학] 또 밀려서 올리는 저란녀자...ㅠ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가 간신히 잠에서 깬 나는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아이들을 깨웠다. 잠에 약한 코하네마저도 지금이 정오에 가까운 시간이라는 소리에 놀랐는지 한 번에 일어나 다른 아이들과 함께 이불을 정리했다. 오늘 아침용으로 사다둔 빵과 우유를 챙겨 먹으며 늦잠을 잤다는 사실에 키득거리며 웃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비행기 시간이 2시였다는 것을 떠올린 우리는 얼른 쓰레기들을 모아 내놓고 한국으로 가져갈 짐을 몇번이고 확인했다. 그리고 그렇게 출국 준비를 마칠 즈음, 츠카사 오빠가 도착했다. "여권 챙겼어?" "네!" "비행기표는 나한테 있고... 뭐, 잊은 건 없지?" "없어요." "그럼 친구들도 다같이 타. 배웅 하고 집까지 바래다 .. 2015. 9. 21.
안개꽃 한다발 -45- 으하하하하하 최근뭔가 땡기는게 많아요 이렇게 다작의 길을 걷는... 아니 이미 다작인가요 8ㅁ8... 일본은 한국과 학기제가 달라 방학의 기간 또한 달랐다. 한국에서처럼 약 한 달 남짓의 방학을 생각했건만 약 2주가량의 짧은 방학이라 애매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한국에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을 만나는 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방학이라 하더라도 한국에 있는 동안 어떻게 지낼지 정도는 계획해 두는 것이 좋겠지? 머릿속으로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다녀와야겠다는 것 정도를 생각하고 있으니 담임 선생님이 출석부를 세워 교탁을 두어번 두드렸다. "그럼, 방학 동안 말썽부리지 말고. 사고 치지 말고." "네에!" "공부 소홀히 하지 말고... 또 할 말이 있으려나?" "부모님 말씀도 잘 듣겠습.. 2015. 9. 6.
안개꽃 한다발 -44- 학기 말 시험, 그것도 2학기 째의 시험은 전체적으로 어렵긴 했지만 마지막 날 만큼은 인심썼다는 듯 수월하게 풀렸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 문학은 내게 크나큰 엿을 선물해 주었지만 말이다. "아... 관동별곡같은..." "응? 무슨 말 하고 있는거야, 서향쨩..." "한국말..." "그렇구나, 시험 성적 안나왔어?" "고전 문학..." 내가 한국말로 지껄인 한탄에 히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렸고 지난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점수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나는 그저 칭얼이듯 대꾸했다. 후루하시가 노트 빌려준다고 했을 때 받을 걸! 다른 과목으로 어찌어찌 커버할 정도이긴 하지만 일본사도 잘 본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방학 동안 미리 예습이라도 해둬야 하는 걸까... "이번 방학에는 귀국한다고 했던.. 2015. 9. 6.
안개꽃 한다발 -43- 50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50회가 되면 축전준다던 ㄹ모군 보고있나!!!!!(볼 수 없다.) 축제가 끝났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벌써 시험이 다가와 새삼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아침부터 들려오는 아이들의 칭얼거림을 듣고있자니 기분이 묘해서 왠지 책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어째서 첫날 첫 시험부터 일본사인건지. 그래도 가장 힘든 것이 가장 먼저라 매를 먼저맞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편하다. 고문학이 마지막날만 아니었었다면. 도대체 누가 시험 시간표을 이 모양으로 짠거야? "누구냐- 시간표 짠 사람!" "선생님들이지 뭐." "일본사로 시작해 고문학으로 끝나는건 너무해..." "시끄러, 공부나 해." 시끌시끌, 기말.. 2015. 8. 23.
안개꽃 한다발-42 쿠로코를 빨리 고등학교에보내버리고 싶어요.... 쿠로코는 그저 대답 없이 잠시 생각을 하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돌아갔다. 집까지 바래다 준다고 하는 것을 한사코 거부하고 오히려 그를 골목 밖까지 데려다 준 후 집으로 돌아오니 왠지 마음이 가벼웠다. 사실상 해결된 것은 없다. 나는 아직도 농구가 무섭고, 학교에는 적이 있기도 하다. 쿠로코는 농구를 그만두지는 않았지만 친구와의 일이 해결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뭔가 이제부터 잘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깜박하고 연락하는 것을 잊어 버리는 바람에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코하네에게는 그냥 내게 하고싶은 말이 있어서 불렀다고 전했다. 그것이 무언가 숨기는 것 같이 전해져서 토라졌는지 나쁜일이 아니면 됬다며 심드렁한 대답이 돌아왔다. 같이.. 2015.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