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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츠인14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 [13] 츠루마루가 손님이 왔다며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는 소리로 아침을 맞는 기분이란 참 괴롭기 그지 없다. 잠이 덜 깬 모습으로 주섬주섬 하오리만 대충 걸친 채 내다보니 장발의 남자 둘이 서로 상반된 표정을 한 채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딘가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웃고 있는 닛카리와 대놓고 불만이 가득하다며 오만상을 쓴 하치스카는 수리를 받은 뒤, 고개를 까닥거리는 수준의 감사인사를 남긴 채 돌아갔다. 방을 차지 했는지 아니면 되돌아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 조금만 더 잘까 하고 방으로 돌아가는 나를 츠루마루가 강제로 방향을 틀어 부엌을 향하게 했다. 아침 먹기 싫어... 하지만 이런 불만은 잔소리 테러를 불러올테니 입 밖으로 내뱉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다. "미카즈키가 이제 얼마 남지.. 2019. 2. 22.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12] 일단 호기롭게 외치고 나온 것 까진 좋았다. 고토가 그 둘이 도망친 곳으로 추측되는 장소도 알려주었기에 그래봐야 꼬맹이 둘이니 금방 찾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허름한 건물 밖에 없는 혼마루 뒤편은 생각보다 숨을 만한 곳이 많아, 꼬맹이들의 옷자락 하나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느라 미처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에 다른 이와 부딪치기까지 했다. "윽!" "아, 미안. 앞을 제대로 봤어야 했는데." "너는..." 나의 존재감 없음 덕에 일방적으로 나 혼자만 얼굴을 봐 왔던 헤시키리 하세베. 그의 입장에서는 나를 처음본 탓인지 잠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가 곧 오만상을 썼다. 나를 만난 것이 불만인 거겠지. 표정에서부터 느껴지는 혐오감에 무슨 반응을 보여야 적절한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 2018. 6. 30.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11] 오랜시간 뒤척이고 나서야 간신히 잠이들었건만 눈을 뜨고 단말기로 시간을 확인하니 어이없을 정도로 이른 아침이었다. 아니 수험생으로써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이른 시간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더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나 멍하니 앉아있노라니 창살에 비춰 들어오는 그림자의 형태가 이상했다. 뭔가 문 앞에 앉아 있는지 덩어리진 그림자에 문을 살며시 열어보니 야만바기리가 기둥에 기대어 앉은 채로 잠이 들어있었다. 저런 자세로 자면 불편할텐데 들어와서 자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덮을 것이라도 줘야하나 고민하며 그에게 손을 뻗자, 기척에 놀랐는지 야만바기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놀라서 커다래진 눈과 당황해서 붉어진 얼굴로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입을 벙긋거리.. 2018. 6. 30.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10] 호타루마루가 울고, 간신히 달랬나 싶었더니 츠루마루가 다시 울리는 통에 아카시의 수리는 한참 뒤에나 할 수 있었다. 말끔한 모습으로 터덜터덜 수리실에서 걸어나오는 그의 모습을 확인 한 호타루마루가 그에게 다가가 안겼다. 오랜 시간동안 울었던 탓에 엉망인 얼굴을 아카시의 품에 부비적 대는 것을 보며 괜히 저들이 형제라 불리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호타루마루가 츠루마루를 봤을 때 반응을 추측해 본적이 있다. 그저 울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추측을 했었으나, 막상 현실에 닥쳐오니 보는 이마저 마음이 아려올 정도의 오열을 터트린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우는 소리를 듣고 달려온 쇼쿠다이키리와 오오쿠리카라, 그리고 어김없이 나타난 야만바기리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어 조금 진정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입.. 2018. 6. 30.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09] 뭔가 글을 2달에 한번씩 몰아서 올리는 기분이 드네요... 사실 이제 거의 다 써가는 터라 다 쓰고 올리자! 라는 생각으로 쓰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글도 막혔고 기분도 바닥이겠다 에라이 올려버리자 /ㅇㅅㅇ/ 하는 기분입니다. 모두 두 달동안 잘 지내셨나용 이번 글도 재미나게 읽어주시길 바라요 그간 깊게 잠들지 못했던 만큼 피곤이 쌓인 탓인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이어서 당황했다. 츠루마루의 존재가 그렇게나 안심이 되었던 것일까. 부엌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자리에서 일어나니 가벼운 차림으로 요리를 하는 츠루마루가 보였다. 그리고 그 곁에 있으리라 생각했던 두 남사가 보이지 않아 의아해 하던 차에 츠루마루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주인, 잘 잤는가?" "음, 간만에 숙면했어. 그런데 다른.. 2018. 6. 30.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 [08] 올리기 전에 맞춤법 검사를 한컴(..)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듯 한 2018. 4. 18.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07] 결계를 뭐 어쨌다고 ? 이해할 수 없는 이시키리마루의 말에 당황하던 찰나 문 안쪽에서 덜거덕 하고 문이 무언가에 고정되는 소리가 들렸다 . 이제 이시키리마루에게 조언을 들으러 오는 것도 못하겠군 . 어쨌든 마음대로 하라는 말도 들었겠다 , 이제 내 편을 부를 차례다 . 본관에 어느 정도 다가가자 어디에 숨어 있던 건지 야만바기리가 따라붙었다 . 분명 내 눈에 띄지 않으려 숨는 것 같지만 낡은 흰 천 자락이 살짝 보이는 걸 보면 분명 그 임에 틀림없다 .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하니 곧 그에게서 신경을 끄고 곧장 단도실로 향했다 . 이시키리마루에게 다녀오느라 단도실에 혼자 내버려두었던 작은 도공이 내가 돌아오자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 "이제 너에게 일이 생겼네 ." "!!" "그런데 ... 츠루마루 쿠니.. 2018. 4. 17.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06] 사실 요즘 이 것만 쓰고 있다는 자각이 있습니다만... 너무 세게 치인 모양이에요.. 제 썰에 제가 치이는 그런... 흠흠 그래서 다섯 편 씩 모아서 가져올 생각이었는데 한 편을 거의 3주간 쓰고 지우고 있네요.. ㅜㅠ... 이렇게 쓰다가 막히는 정도가 심해질 때 그간 쓴 것들을 몰아서 가져오겠습니다 ㅇㅅㅇ/!! 경계하지 않는 척 , 무덤덤한 척 , 표정을 지우고 무심함을 가장해 뻔뻔하게 들이민 것은 제법 좋은 선택이었던 모양이다 . 이시키리마루는 뻔뻔한 내 행태에 조금 당황한 것 같았지만 기꺼이 제 공간으로 들여보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귀한 검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었지 . 특히 미카즈키를 구하던 때에는 어떻게든 구하려하다 보니 쉬지도 못하고 수리도 받지 못 한 채로 출진해서 결국 부러진 .. 2018. 4. 17.
그늘이 드리운 혼마루[05] 정원을 해결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혼마루를 조금씩 고쳐나가기로 했다. 영력을 대량으로 써본 덕인지 이제 조금 감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직까지는 자유자재로 활용 하기는 힘들어 제법 애를 먹였다. 고치려 했는데 전혀 되지 않는다던가, 그저 기분이 나빴을 뿐인데 수리가 된다던가 하는 일이 생기다보니 이제 자포자기인 심정이다. 그리고 혼마루가 점점 멀끔한 꼴로 변하고 있으니 만난 적 없는 남사들도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헤시키리 하세베나 시시오는 돌아다니다 마주쳤고 호랑이를 찾으러 나온 고코타이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고코타이를 데리고 돌아가는 카센을 보며 한 가지 확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야만바기리를 제외한 남사들은 날 쉽게 찾아내지 못한다. 심지어 카센의 경우 바로 옆에서 지나갔는데도 .. 2018.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