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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꽃 한다발 -66- 중간 고사가 끝나자마자 시작된 인터하이 예선, 나름 강호라 불리는 팀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선수 구성과 연습 체계 때문인지 농구부의 모두는 수업 시간에도 반쯤 죽어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물론 세토는 대회 기간이 아니어도 늘 잠들어 있지만... 대회 준비로 바쁜 것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었는지 저녁 외출을 할 때에 가끔 들리는 농구공 소리도 이젠 전혀 들리지 않는다. 서점에 다녀오는 것을 잊어 외출하는 김에 슬적 들여다본 농구 코트에는 저번에는 없었던 낡은 농구공 하나가 홀로 굴러다니고 있을 뿐 이었다. 외출한 김에 간만에 마지바에 들려 치킨버거 세트와 습관적으로 추가 주문한 바닐라 쉐이크를 들고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 바닐라 쉐이크를 마시고 있으니 쿠로코가 떠올라 슬적 그에게 메일을 보내보.. 2016. 5. 11.
안개꽃 한다발 -65- 타카시나의 퇴학이 결정 되고 분위기가 엉망이 되어있을까봐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학교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있었다. 하라는 여전히 소란스럽고 야마자키는 그를 말리느라 바쁘고 세토는 하루 종일 잔다. 하나미야와 코하네는 다시 신경전을 시작해 후루하시가 때때로 피난하러 온다. 가끔 그녀의 패거리들이 나와 눈이 마주칠까 후다닥 도망갈 뿐 아무도 내게 시비를 걸어오지 않는, 오히려 아이들이 말을 걸고 싶어서 눈치를 살피는 것이 어색하다. 그리고 그 정신 없던 와중에 시험 기간이 다가와 우리는 다 같이 성적 발표에 불안해 해야했다. 그래도 다행인건 거의 대부분의 전교생이 같은 상황이었다는 것 이었다. 성실한 학생 몇몇이 있었으니 조금 석차가 떨어지긴 했지만 새학년이 되어 첫 시험이었다는 것도 있고 크게.. 2016. 4. 23.
안개꽃 한다발 -64- 일단 크게 다친 곳은 없으며, 머리가 산발이라는 것 빼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니 적당히 넘어가자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소우타 오빠는 금방 조취를 취할테니 오늘 오후에 보자고 하고는 감감 무소식이고, 아침부터 웅성웅성거리며 나를 힐끗 거리는 사람이 늘었다. 어제의 일 때문일까, 보통 아침에 학생회 일로 바쁜 코하네가 교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 때문일까?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수근거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비밀의 이야기를 하듯 소근거려 들릴 듯 말 듯 한 소리에 더욱 신경에 거슬려 일단 교실로 향했다. 계속해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애써 코하네와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며 교실 문을 열었건만 교실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코하네가 교실로 돌아간 뒤 부터는 .. 2016. 4. 2.
안개꽃 한다발 -63- 미오와 사이좋게 장을 보고 계산대에서 줄을 서려 가고 있을 즈음 오빠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마트 앞에 와 있다기에 둘이 짐을 나눠들고 나오니 두 오빠가 기겁을 하고 달려왔다. "얼굴!" "여자애 얼굴이 왜 이 모양이야? 누가 이랬어!" "그냥 쓸린거에요." "잠깐 떼 봐. 상처좀 보자." "뭘 봐요. 그냥 가볍게 쓸린거라니까?" 호들갑을 떨어대는 오빠들에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대답 했지만 오빠들은 전혀 내 말을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쓸린 범위가 넓어 반창고를 큰 것을 붙인 탓이라고 생각 하지만 과보호가 너무 심한 것도 사실이라 한숨만 내쉬었다. 친구도 있는데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도 좋지 않으니 자중하라 한 뒤에야 겨우 조용해졌다. 츠카사 오빠는 이미 만난 적이 있으니 그리 어색해하지는 않았지만.. 2016. 2. 1.
패기롭게 타카오 in 세이린!!!☆ 간만에 연습이 없는 날, 오늘은 리어카를 안 끌어도 되니 신나서 놀러 갈 요량으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단체 라인 중 어느 것에 연락 할까 생각 하다가 두 군데 모두 보냈다. 나랑 같이 놀 사람 모집! 이라고 신나서 보낸 라인은 3학년 두 사람이 동시에 바쁘다, 귀찮다로 거절당하고 아키타라 미안하다는 히무로상에 이어 료쨩까지 오늘은 여동생과 선약이라 놀지 못한다며 죄송합니다로 대화방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 좋....은 날씨는 아니지만 황금 같은 휴일에!" 혼자라니! 내가! 혼자라니! 침대에 누워 바둥바둥 땡깡을 부리듯이 굴러다니다가 곧 멈추어 한숨을 쉬었다. 혼자 놀아야 하나... 나가지 말까... 처량하게 침대에 엎어진 자세로 창 밖읗 내다보니 바람이 부는 듯 나무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채감 온.. 2016. 1. 29.
안개꽃 한다발 -62- 뭔가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아직 학기 초, 새학기 특유의 어색함이라고 해야하나 1학년 때 부터 친하던 아이들은 저들끼리 모였고 사교성이 있는 아이들이 그 무리들을 왔다갔다하며 슬슬 반 아이들이 친해지기 시작할 무렵이 되니 각각의 특성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었다. 대부분이 나에 대해 같은 반 학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작년, 그 사건으로 신기하게 보는 아이들도 몇몇 있고 또 타카시나의 패거리도 두엇 있었다. 새 학기부터 나를 노려보고는 있지만 내게 직접적인 언행이나 터치는 없어 무시하고 있다. 어제부터 그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자리를 비워 교실에 있기가 편하다고 여길 즈음, 옆 반에서 큰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밖을 내다본 아이들이 조용히 다시 교실로 돌아와 궁금증은 점점 .. 2016. 1. 25.
안개꽃 한다발 -61- 집에 돌아오고, 급격히 쌓인 피곤에 집안일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심정으로 신발도 대충, 양말도 대충 벗어던졌다. 내일 아침에 치우면 되겠지 라는 심정으로 교복까지 대충 벗어 던지려다가 이건 내일 입어야하니 곱게 걸어두었다. 침대에 널브러져서 씻어야하는데 귀찮다고 생각하던 도중 메일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들렸다. 귀찮아서 낑낑거리다가 팔만 대강 뻗어 몇번의 헛손질 끝에 핸드폰을 잡아 펼쳤다. [좋은 분들 이시네요.] 언제나와 같은 간결한 내용. 그렇지만 어딘가 웃음이 묻어나오는 듯한 기분에 가끔 어린애 같지만 충분히 자랑스러운 오빠들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한참 뒤에 온 답장이 제법 귀엽고 부끄러워서 일부러 소리내어 깔깔거리며 웃었다. 텀이 긴 것을 보아하니 본인도 부끄러워서 한참 고민한 것 아닐까 싶다... 2016. 1. 25.
안개꽃 한다발 -60- 제법 복슬복슬한 보라색 머리가 시야의 끝자락에서 꼬물거린다. 신경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무시하고 꿋꿋이 책장을 넘기니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 앉는 것이 보였다. 고작 10분의 쉬는 시간인데 왜 내 옆에 붙어 있으려 하는지... 결국 내가 한숨을 쉬며 옆을 돌아보자 왠지 대형견 한마리가 보이는 듯 했다. "있지, 서향쨩 무슨 일 있었어?" "딱히. 왜?" "아까 기분 안 좋아 보였잖아?" "음. 그냥." "혹시 사사키쨩 만났어? 옆반인거 몰랐구나?" "... 너는 알고 있었어?" 하라의 말에 그를 돌아보며 화가 난 듯한 어조로 캐묻자 내가 알고 있는 줄 알았다며 시무룩해졌다. 사실상 그의 잘못은 없으니 화를 낼 수도 없어 한숨만 쉬고 그의 머리를 대충 쓰다듬어 주고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물론 가란다고 갈.. 2016. 1. 11.
안개꽃 한다발 -59- 무난하게 끝난 자기 소개는 내가 이야기 할 때 하라가 꺅꺅댄다던가 잠을 자던 장신의 아이가 소개를 하다가 선채로 잔다거나 하라가 내게 열심히 자기 어필을한다던가하는 헤프닝이 많았지만 재미있게 종료되었다. 다만 같은 교실에 혐한인 아이들이 몇몇 있어 올해도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을 모양이다. 그래도 못마땅하다는 시선은 있지만 내게 터치하는 것은 없어 다행이다. 첫날은 첫날 답게 조용히 지나가고 A반도 아직까지는 평화로울 모양이다. 둘째 날에도 나를 찾는 사람이 없는걸 보아 히마리랑 후루하시가 힘내고 있나보다. 히마리는 다른 반이라 결국 후루하시가 가장 힘들겠지만. 하나미야와 코하네 사이에 끼인 후루하시 힘내라.... "여, 후루하시." "A반 멀지 않냐?" "멀어도... 거기 있는 것 보다야..." 힘내라고.. 2015.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