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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38-

by 깜냥이 2015. 7. 18.

언제나 블로그는 컴퓨터로 업로드 해야하는데 조아라는 폰으로 올리고있기 때문에 조아라가 조금 빠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블로그에서 보시는 분들이 서운하실것 같아서 이번주 분량은 블로그에 먼저 올립니다 ㅋㅂㅋ

물론 조아라는 안개꽃만 올리기 때문에 블로그에서는 제 다른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에헤헤헤 그러합니다

 

하나미야와 코하네의 사건은 금새 퍼져서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선생님들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렇지만 둘 다 뭐라할 수 없을 정도의 우수생이었고 지난번 타카시나 사사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엄청난 집안이라는 이유로 묵인되었다. 물론 교 내에서 코하네 지지자들과 하나미야 지지자들로 파가 나뉘어 매일같이 소소한 시비가 자주 발생했지만 그건 그저 말그대로 소소한 시비로 작은 다툼이 일어나고 끝날 뿐이었다. 이런 학교의 분위기에도 정작 본인들은 그 이후로 다툼은 커녕 시비도 없다.
오히려, 뭐라고 해야할까...


"시비에 맞서지 말고 피하라고!"

"도망쳐서 나한테 말하라니까?"

"네가 남자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냐?"

"정말! 겁이 없어도 너무 없어!"


코하네 지지자도, 하나미야 지지자도 나를 중간에 걸쳐져 있다고 생각 한 듯 자주 시비를 걸어오는 횟수가 빈번했고 그 탓에 하나미야와 코하네는 매번 그런 나를 구해주고 잔소리를 해댔다.
그렇지만 도망치려해도 보내주지 않는데 어떻게 도망치라는 소리일까... 이럴 때만 죽이 잘 맞아서 있는 대로 잔소리를 해대니 귀가 아플 지경이다. 코하네는 내가 조금 힘들어하는 기색이 있으면 그만 두지만 하나미야는 내가 반성의 기색이 보여야만 그만두기 때문에 힘들다.
그래도 이번에는 코하네와 하나미야가 사이가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하는 히마리와 미오 덕에 금방 끝났다. 둘의 신경이 저쪽으로 몰린 사이 슬그머니 빠져나가 자리로 와 앉으니 후루하시가 머리를 토닥인다.


"하나미야 말은 틀리지 않아."

"응? 후루하시군까지 잔소리 하는거야?"

"아니..."


내가 노골적으로 피곤하다는 기색을 내비치자 조금 당황한 듯한 그가 조금 멈칫거리더니 슬적 시선을 피한다. 되도록이면 혼자 다니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인 그가 다시 슬적 시선을 돌려 하나미야를 바라보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가 무슨 말이라도 한 것일까?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사람들이 나한테 시비 좀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요일 아침부터 시비에 휘말린 것도 모자라 그 탓에 잔소리를 폭풍으로 들으니 괜히 짜증이 난다. 뒷 배경따위 없는 유학생이라 만만하다고 자꾸 덤비는 모양인데 한번 깽판이라도 쳐둬야 날 내버려 두려나? 어떻게 깽판을 치는 것이 효율적일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그만두어야했다.


"무슨 생각해?"

"어떻게 깽판을 쳐야 나한테 시비를 안걸까 하는 생각."

"뭐야, 그냥 내 옆에만 붙어있어."

"항상 붙어있긴 힘들잖아."

"히마리나 미오도 있고 굳이 따지면 후루하시나 하라도 있는데."


그 굳이에는 왜 방금까지 같은 마음으로 잔소리하던 하나미야는 없니? 어이가 없어진 내가 아무말도 하지 않자 알았지? 하며 다시 다짐을 받아낸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니 만족한 코하네가 앞을 향해 돌아 앉았고 나는 다시 턱을 괴고 생각에 빠졌다. 오빠들한테 말하는 건 조금 치사하고... 결국은 그냥 조용히 피해다니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길게 한숨을 내쉬고 책상에 엎드리니 조례가 시작됨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눕자마자 일어나야하는건 너무하다! 조금 버티다가 앞 문이 열리는 소리에 결국 자세를 바르게 해야했다. 뭔가 언짢은 일이 있으였는지 터덜터덜 들어오신 선생님이 교탁에 출석부를 내려놓으시며 한숨을 내쉬신다.


"요즘 여기저기서 싸우는 일이 많은데, 너희는 그러지 마라."

"네-"

"그리고 누가 우리반 학생 괴롭히면 날 불러라. 징계 먹여줄테니."

"와아아!"


조금 전의 일을 그새 듣고 오셨는지 나를 보며 말끔 하시는 걸 보니 마지막 말은 나를 겨냥한 것 같다. 그에 빙그레 웃어보이니 선생님은 그저 출석부를 뒤적이기만 하신다.  다른 아이들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님 멋있다! 하며 소리를 지르다가 주의를 받았다.
아무튼, 걱정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좀 얌전히 피해다녀야 겠다.


"자, 이제 곧 너희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축제다! 우리 반은 좀 특별한 걸 해보자?"

"와아아!"

"반장, 나와서 회의 진행해."


그러고보니 축제가 있었다. 신나서 소리치는 아이들 사이로 몇몇은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었도 몇몇은 관심도 없다는 듯이 하던지 말던지하며 심드렁해 지기도 했다. 나는 그저 이런 일이 처음이라 신기할 뿐 이었지만. 반장이 의견을 말해보라며 자세를 잡자 순식간에 교실이 조용해졌다.
그에 작게 한숨을 내쉰 반장이 멋대로 음식점이나 귀신의 집, 연극 등을 적어내렸다가 싫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그 위에 줄을 긋는 것으로 해결했다.
음식점과 카페 중에서 골라야 할텐데 축제라면 야키소바다 타코야키다 소리쳤고 그 안에서 크레페라던가 케이크를 하자는 여자아이들의 의견이 작게 들려왔다.


"자 투표한다! 음식점이랑 카페중에서 골라."

"재미없어..."

"어쩔 수 없죠, 뭐. 자 음식점 손!"


평범한 음식점과 카페를 선호하는 아이들이 많아 선생님은 금새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귀신의 집을 은근히 바라신 것 같기도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싫다며 반대한 터라 이미 시작하자마자 지워져 있었다.
결국 남학생들이 선호하는 쪽인 음식점 쪽으로 표가 기울어져 카페를 하고싶어하던 여자아이들이 불만을 표로하자 가게 디자인이나 유니폼은 여학생의 의견을 지지해 주는 것으로 일단락시켰다. 대충 정한 반장인데도 꼼꼼하고 공정적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에 선생님은 만족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들은 유니폼을 디자인 하는 쪽으로 역활이 잡혔고 나를 비롯한 요리를 잘하는, 잘 할것 같은 아이들은 메뉴 선정과 요리, 나머지는 서빙과 인테리어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결정되며 회의가 종료되었다.


"유니폼이라..."

"치이쨩이 알고있는 의상샵이 있어서 다같이 가보기로 했대. 어떤 유니폼일지 궁금하다!"

"요리는 결국 야키소바?"

"다음 주 안으로 천천히 정하기로 했어. 남자애들이 너무 싸워서..."


야키소바니 타코야키니 하는 일식파와 타코라던가 케밥같은 외국 음식 파로 나뉘어서 골치가 아프다. 디자인을 담당하는 아이들이 빨리 요리를 정해야 맞춰서 꾸민다며 재촉했지만 일단 만들기 편하고 쉬운 것이 좋을텐데. 일단 의견이 나왔던 것들을 주욱 나열해보니 다 그리 막 어렵거나 한 것은 없었다. 그래도 만들기 귀찮은 것들은 빼고싶다. 타코야키 같은 건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괜찮을까? 목록을 보며 샤프로 애꿎은 종이만 찔러대고 있으니 옆에서 미오가 저러다가 금방 정하겠지 하며 날 달래준다.


"시작부터 저렇게 싸워대니까 언제 결말이 날지 모르겠고... 결정되면 재료 계산도 해야하는데."

"에이- 걱정하지마! 결국 만만한 요리를 고르게 되어 있는걸?"

"응, 그러겠지?"


일단 요리를 정해야 디자인이나 유니폼이 정해진다. 빨리 정하지 않으면 다른 담당인 아이들에게 폐이니 빨리 정하자는 말을 마지막으로 해산 하기는 했지만 의견 충돌로 싸우던 남학생 몇몇이 아직도 냉전중이라 과연 잘 될까 걱정이다. 일단 외모 때문에라도 서빙이어야 하는 나를 요리쪽에서도 놓을 수 없다며 강제로 데려간 터라 남겨진 서빙파트의 하나미야와 코하네가 조금 불안하다. 지난번에 다툰 이후로 싸우지 않고 있지만 과연 그 날에도 싸우지 않고 잘 서빙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여차하면 파트가 나뉠때 둘을 떼어놓는 방법도 있지만 일손이 부족하면 같이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서향쨩은 걱정이 너무 많아!"

"맞아! 걱정은 그만하고 오늘 집에 가서 뭐할거야?"

"장 보고... 빨래 밀린거랑, 청소."

"여기 주부가 있어요!"

"엄마다!"


그야 자취생이니까요. 주말에 할 일은 이런게 아니라면 공부나 운동 둘 중에서 고를 뿐이다. 시험이 끝나서 요즘은 운동을 하는 쪽으로 하고 있지만... 미오와 코하네가 뭔가 안쓰런 표정을 하고 있고 히마리는 자기랑 놀아주지 않는다고 성화다. 그럼 언제 한번 또 놀러오라 말하니 언젠가 또 찾아와 주겠다며 선언했다. 그럴거면 오기 몇일 전에 미리 말해달라하니 기운 차게 응! 하고 대답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기분 좋은듯 으스대다가도 어린아이 취급한다며 성을 내지만 다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조용해진다.


"솔직히 요즘 코하네가 바빠서 안놀아주는게 맞는걸?"

"아- 그러고보니!"

"에- 그렇게 되나?"

"요즘 연락도 잘 안되고!"


슬그머니 화살을 코하네에게 넘기니 그걸 바로 낚아챈 히마리가 원성을 코하네에게 돌리니 코하네가 너무하다는 시선을 네게 살짝살짝 보내며 히마리를 달랜다. 코하네는 요즘 집안일로 바쁘다며 먼저 가버리는 일이 빈번해서 결국 우리끼리 하교를 하고 나는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미야와키씨를 만나 수다를 떨고는 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고보니...


"우리 학교에 미야와키라는 성을 가진 학생이 있나?"

"나는 몰라."

"들어본 적 없어."

"그런 학생은 모르는데? 미야와키... 미야와키? 어디서 들었지?"


내 질문에 바로 확답을 내린 히마리나 미오와는 다르게 코하네는 확답을 내려다가 다시 무언가 생각하듯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혹시나 알고 있으려나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그런 성의 학생은 알고 있는 이들 중에는 없다는 것이다. 누구인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내가 직접 찾아다닐 필요성은 느끼지 못해서 물어본 것 이었건만 아는 사람이 없으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뭐, 찾는다고 해도 가서 나 너네 엄마를 아니까 친하게 지내자 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결국 오늘도 궁금증은 곱게 접어두어야 했다.

 

그리고 주중에 계속 올라오지 않고있는 여름그림자나 해바라기와 달맞이꽃중 하나가 올라올겁니다!!

패기로운 아이들도 써야할텐데... 요즘 글 쓸 시간이 통 안나네요... 백수인데 뭐가 이리 바쁜지...8ㅁ8 집안일 시르다 하기시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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