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26-

by 깜냥이 2015. 4. 19.

왜 컴으로 보면 멀쩡한데 8ㅁ8.. 글박스가 폰으로 보면 색이 그지같네요...

패기로운 시리즈 글박스 전부 수정해야겠어요 ㅜㅠㅠ

 

도쿄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신나게 놀았던 것의 여파는 다음 날까지 계속되었다. 하루종일 남자 둘과 치즈루에게 쇼핑에 맛집에 게임장에 신나게 끌려다니다 시피 했더니 오랜만에 고생한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좀 일찍 와서 마츠리도 봤음 좋았을걸! 하루 이틀정도 일찍 왔음 텐진 마츠리 기간이었는 데!"

"아, 맞아. 3대 마츠리가 있지."

"그래, 그거."

"아쉽네... 8월이면 다 끝났구나..."

"내년에는 좀 더 일찍 와. 시험 끝나자마자 짐 미리 싸놓고 방학하자마자 오면?"

"그럴까? 그럼 기온 마츠리랑... 텐진 마츠리 갈 수 있겠지..."


거의 하루 온종일 침대에 누워있던 내게 내가 심심할까봐 라는 핑계로 찾아와 제 할 말 만하던 치즈루가 갑자기 떠올랐는지 마츠리의 이야기를 하며 침대를 팡팡 치며 성을 냈다. 그 이야기에 맞장을 쳐주니 신나서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듣기만 해도 힘겨운 코스를 계획해댄다. 지금 8월 초반인데 내년 7월 중순에 놀 계획이라니...
신난 치즈루를 내버려두고 읽고있던 책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자 때 마침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제 방도 아니면서 쪼르르 달려가 문을 연 치즈루의 너머로 할머니가 보였다.


"할머니? 이건 뭐에요?"

"이건 쵸우쨩 것이니 탐내지 말렴."

"에? 쵸우 만?"

"그게 뭔데요?"


할머니께서는 우리가 아무리 여쭈어봐도 아무 말 없이 웃으시기만 하며 가져오신 상자를 방 바닥에 내려 놓으셨다. 나와 치즈루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상자를 여시는 할머니는 손을 바라보고 있다가! 동시에 탄성을 내질렀다.
상자 안에는 군청색의 옷 위에 개나리색의 고운 띠와 붉은 끈이 올려져 있었다. 단지 칙칙하기만 한 군청이 아니라 밤하늘 같은 고운 빛에 감탄하고 있는데 옆에서 치즈루가 빨리 꺼내어보라며 재촉했다. 조심조심 위에 얹어진 띠와 끈을 밀어두고 꺼내어 드니 옷의 밑 부분에 만개한 안개꽃에 우리는 다시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내 안목이 그리 나쁘지 않지?"

"예쁜데요? 내 것보다 더 이쁜 것 같아!"

"예뻐요! 마음에 쏙 들어요. 그런데 저 유카타 입는 법 모르는데..."

"알려줄게! 입어보자!"


살짝 걸치듯 소매를 한쪽만 끼워 펼쳐보며 중얼이듯 말하자 신이 난 치즈루가 벌떡 일어나 지금 당장 입어보자며 달려들었다. 마침 뒹굴기 편한 얇은 반팔 반바지 차림이었어서 그 위에 걸치자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며 천천히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그저 펼치기만 했을 때 보다 입고 보니 차롬하게 떨어지는 라인이 꽤나 예쁘다. 잔잔한 안개꽃의 무늬가 마치 그라데이션 같아 수수한 느낌이 들면서도 오비와 장식 덕에 꽤나 화려했다.


"머리 길이가 애매한게 아쉽네."

"응?"

"칸자시도 할 수 있을 정도면 좋았을 걸, 길이가 조금 아쉽네."

"음... 길면 거추장스러우니까..."

"이제부터라도 기르는건 어떠니? 꾸준히 기른다면 예쁠것 같구나. 다음엔 어울리는 장신구를 마련해 둘테니까."


워낙 꾸미는 걸 해야한더는 가치를 느끼지 못 했고 농구할 때 불편했기 때문에 길이가 어께를 넘은 적이 없었다. 그래도 농구를 못 하는 동안에는 신경쓰이지 않았던 이유로 딱히 손을 대지 않았던 데다가 일본으로 오고나니 미용실까지 갈 용기는 없어 지금은 꽤 길어졌다. 그래도 조만간 잘라야겠다고 생각했건만... 할머니의 부탁에 그러겠다고 대답하며 속으로 미용실에 갈 돈을 아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소매는 팔랑팔랑하니 넉넉해서 바람이 잘 통해서 시원할 것 같았지만 옷의 폭이 좁아 걷는 것은 꽤나 불편했고 쪼리랑 비슷하게 생긴 신발은 적응이 안되어 간질간질했다.


"신발이 불편해?"

"음... 한복이랑 너무 달라서 불편하네... 한복은 치마가 펑퍼짐하고 소매가 타이트하니까."

"에- 편하긴 하겠다. 입어보고 싶어!"

"나중에 한국에서 같이 놀러가자."


한국엔 언제 가서 놀까 하며 고민하기 시작하는 치즈루를 보며 할머니께서는 그저 웃으셨고 나는 나즈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본래 절대로 얌전한 성격이 아닌 치즈루는 학교에서 만큼은 완벽한 모범생으로 행동한다. 그로인해 쌓인 스트레스는 언제나 홀로 쇼핑을 가거나 하는 것으로 푸는데 그 때에 내가 함께라면 나를 인형삼아 백화점을 1층부터 꼭대기까지 일주를 하는 등의 엄청난 짓을 하곤 했다. 그나마 고등학교에서는 하야마군이나 미부치군을 비롯한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편한 친구가 있어 조금 나은 편인 것이다.
그래도 내게는 유난히 응성받이가 되곤 하는 것은 나 또한 그녀를 내버려 둘 수 없어 그녀의 부탁에는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것도 조금 있다.


"오늘 마지막 날이니 같이 잘까나!"

"좁고 더워..."

"이불 하나 더 깔자! 마지막이잖아, 응? 응?"

"그래... 이불 가져와."

"야호!"


사실 막내는 나 이지만, 하는 행동을 보면 치즈루는 마냥 어린아이 같아서 챙겨주고 싶어 하는 탓도 조금은 있을 것이다.
신이 나서 이불을 가져와 내 침대 옆에 펼치고는 미등 만을 켜고 자리에 누웠다. 한참을 옛날 이야기나 얼마 전의 이야기 같은 것을 떠들어대다가 어느 순간 피곤에 지친 치즈루가 잠이 들 때까지 우리의 수다는 계속 되었다. 결국 늦게 잠이 든 우리는 다음 날 사이좋게 늦잠을 자고 내 기차 시간에 늦을까 서두르느라 난리를 쳐야했다. 짐을 미리 챙기기는 했지만 왔을 때 보다 두배정도 늘어나 있어 이걸 어떻게 들고가야 하나 걱정을 해야했다.


"서두르자! 준비 다 했지?"

"네! 가요."


소우타 오빠가 출발 준비를 끝냈는지 방으로 올라와 짐을 대신 들어주어 조금은 안도했다. 혹시나 버스를 타고가야 할까 걱정 했는데 오늘이 주말이라 정말 다행이다. 짐을 차에 싣고 집안 어르신들께 다시 인사를 드리고 기차 역으로 출발했다. 역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달려가니 아슬아슬하게 신칸센을 탈 수가 있었다. 늦잠을 잔 탓인지 전혀 잠이 안와 결국 창 밖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는데 메일이 왔는지 작게 알람 소리가 들렸다. 자고 있는 옆 사람의 눈치를 살피며 살며시 꺼낸 핸드폰 화면에는 처음보는 주소의 메일이 떠올라 있었다. 내용은 그저 단순한 인사 한마디 뿐이라 당황스러워 누구냐고 물어보아야 했다.


[쿠로코 테츠야 입니다. 먼저 말하지 않아 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런데 무슨일이야?]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시간 괜찮으십니까?]

[메일로 하는 거라면 괜찮아. 지금 신칸센 안이라서.]

[그렇다면 다음에...]


지금 신칸센 안이 아니라 도쿄의 집에 있었다면 기꺼이 해주었을 텐데... 아무리 상담이 필요하면 말하라 했지만 타교의, 잘 알지도 못하는 내게까지 부탁 할 정도라면 꽤나 심각할텐데 조금, 걱정이되었다. 알림이 오지 않는 핸드폰을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괜찮겠지. 정말 의지하고 싶었던 거라면 메일으로 라도 상담 해달라고 했었겠지.
애써 안심하려했지만 마음 한켠에 내가 물에 빠진 그의 지푸라기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참을 달리고 나서야 도착한 도쿄, 무거운 짐을 질질 끌고 대중 교통을 이용해 집에 도착하니 피곤해서 짐이고 식사고 그냥 쓰러져 자고 싶어졌다. 그래도 찝찝한 기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조금의 양삼을 발휘해 핸드폰을 집어들어 알람을 설정하기 위해 화면을 켰다.


[피곤하실 텐데 죄송합니다.]


반쯤 졸며 핸드폰을 조작하다가 잘못 눌러 켜버린 그의 메일에 졸음이 날아가버려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에게 무슨 일이냐 물으니 지난번의 서점에서 만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봐 왔다. 그에 금방 가겠다고 답장하고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서점으로 달려갔다. 서점 이 보이기 시작하고부터 그를 찾으며 두리번 거리자 날 먼저 발견한 쿠로코가 다가와 날 불렀다.
그는 지난번과 다름 없는 것 같았지만 어딘가 더 힘이 없어보여 일단 어디가서 앉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근처의 공원으로 그를 이끌었다.

 

쿠로코오오오오오!!!!!!!!!!!!!!!!!!!! 그런데 키리사키 루트인데 키리사키가 안나온지 좀 됬죠...? 조만간 나올거에요오....

간만에 심즈를 하니 재미써요 8ㅁ8 진짜 짱재미써!!! 거기다 이번에 마인크래프트도 질렀어요!!!!

라고하지만 저.. 절대 게임하느라 글 안 쓰...지는 않은 것... 같아요...(먼산)

'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 > 안개꽃 한다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꽃 한다발 -28- [1학년 2학기]  (3) 2015.05.06
안개꽃 한다발 -27-  (1) 2015.05.06
안개꽃 한다발 -25-  (2) 2015.04.11
안개꽃 한다발 -24-  (1) 2015.04.05
안개꽃 한다발 -23-  (1) 2015.03.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