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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18-

by 깜냥이 2015. 3. 4.

분명 지난주에 올리는걸 깜박해서 이번주꺼랑 같이 일요일에 올려야지~ 해놓고

집에와서 퍼져서 자버렸어요... 그리고 그대로 잊어버렸다...............

죄송합니다 기억력 매우 딸리내요 8ㅁ8 여름 그림자도 쓰고 있습니다만 잘 안써지네요...

그리고 슈토쿠가 쓰고싶어요 미야기 선배가 요즘 너무 좋습니다 엉엉... 그리고 몰얌도....8ㅁ8

 

"그래서 검진 결과는 진짜야?"



단호한 내 말에 일단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겠다는 코하네는 그 것에 대한 건 일단 넘겨두고 아이들에게 둘러대느라 이야기 했던 검진의 이야기를 파고들었다. 슬그머니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매점에서 산 커피 우유의 빨대를 입에 물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팔꿈치가  옆구리로 날아들어 하마터면 그대로 우유를 뿜어버리는 불상사가 생길 뻔했다. 억지로 입 안의 우유를 삼키고 기침을 하니 코하네가 등을 몇 번 두드려주었다.


"큼... 이번 주 주말이야."

"며칠 안 남았네? 결과 나오면 알려줘."

"응, 그럴게."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네- 느긋하게 중얼거린 그녀의 말에 그러네- 하고 같이 말을 늘이며 대꾸했다. 갑작스럽게 조성된 평과로운 분위기에 우리는 서로를 보며 키득거리며 교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교실의 문을 여는 순간, 교실 안에서 나온 사람으로 인해 코하네의 표정이 있는대로 구겨졌다.
눈에 띄게 구겨진 표정의 코하네와 만사에 흥미가 없다는 표정의 하나미야가 서로 노려보고 있는 것을 보다가 그저 작게 한 숨을 쉬며 둘을 떼어놓았다.


"교실에서 너무 분위기 다운시키지 마."

"... 응."

"하나미야군, 이제 종 칠텐데 어디 가는거야? 서두르는게 좋을걸?"


코하네의 대답을 듣고 방긋 웃으며 하나미야를 돌아보며 평소와 같이 그를 대하자 그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졌다가 예의 무심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코하네를 이끌어 자리로 돌아가며 슬적 뒤돌아보자 그 자리에서 삐딱하게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는 그가 보였다. 뭔가 맘에 안 든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얄밉게 입꼬리를 올려 웃어주고는 휭하니 자리로 와 앉았다.
슬적 눈동자를 굴려 그를 보니 이미 교실 밖으로 나가버려 보이지 않았다.


"뭐야. 알아서 한다며?"

"응. 알아서 할거야."

"근데 저 녀석 앞에선..."

"한국에는 웃는 낯에 침 못뱉는다는 말이 있지."


그녀에게 방긋 방긋 웃으며 대꾸하자 살짝 인상을 쓰고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이내 응, 그렇구나 하고 같이 방긋 웃어주었다. 그렇게 약간의 즐거움을 남기고 점심 시간이 끝나자 그 시간 선샹님이 들어오시기 직전 하나미야가 아슬아슬하게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일까 잠시 궁금해졌지만 내 알 바가 아니므로 곧 신경을 끊었다.
그 이후 집에 돌아갈 때 까지 큰 트러블 없이 고요했습니다- 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렇게 내버려 두지는 않겠지.


"싱글벙글 거리기에 생각보다 더 멍청한가 했는데. 의외로 짜증나는 구석이 있더군?"

"어머, 칭찬 고마워."

"하?"


방과 후, 언제나처럼 도서실에 갈 생각으로 홀로 빈 교실에서 짐을 챙기고 있는데 어느새 슬그머니 다가온 하나미야가 내게 비아냥 거렸다. 그를 무시할까 했지만 그냥 방긋 웃으며 능청스럽게 굴자 그의 얼굴이 보기좋게 일그러졌다. 그 표정에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면서 겉으로는 과한 칭찬을 받고 겸손을 떠는 양 얌전을 떨었다. 힐끗 시간을 보니 더 지체가 되었다간 공부할 시간이 더 줄어들 터다.


"농구부 가야 할 시간 아니야?"

"네가 알 것 없잖아?"

"응, 그러네. 난 바빠서 이만. 내일 보자."


방긋 방긋 웃고 그에게 손까지 흔들어주며 교실을 빠져나와 도서실 근처까지 오고나니 기분이 들떠서 왠지 오늘 공부가 잘 될 것만 같았다. 도서실의 적당한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쳐들고 한참 집중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누군가 의자를 빼고 앉는 소리가 들렸다.


"열심이네?"

"어레. 후루하시군? 농구부는 어쩌고?"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조금 일찍 끝났네."

"마침 잘 됬다. 나 고문학이 좀 어려워서 도와 줄 수 있어?"

"어떤?"


마침 잘 되었다 싶어 책을 그에게 내밀며 조금 헷갈리거나하는 부분들을 물어보자 그는 자신의 노트를 같이 펴고 내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과학이나 문학, 일본사 등 어느 정도 헷갈리는 한자나 수식을 그에게 설명을 듣고 나니 걱정을 한짐 덜은 것 같아 안도했다. 하지만 지금 가장 큰 걱정은 고문학이라 작게 한숨을 내쉬자 후루하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를 보고 애매하게 웃으며 고전 문학의 교과서를 톡톡 두드리자 그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전 문학의 노트를 꺼내들었다. 그에게 너무 많은 도움을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기색을 내보이자 그저 손을 휙휙저으며 괜찮다 대답했다.


"나중에 보답할게."

"괜찮아. 겸사겸사 나도 공부 하는 거니까."

"으음...."

"그러고보니 고전 문학은 하라가 잘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성적도 높았고."

"헤에? 의외네 그거."

"그렇게 보여도 이 학교 학생이니까."


비글 주제에 공부를 잘 한단 말이야? 그냥 놀기만 하게 생겨서? 그래놓고 중간고사 내내 날 괴롭힌거야? 그가 보기에 내 표정이 그 것을 못 믿겠다라고 말하는 듯이 보였는지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하라의 학년 석차를 알려주었다.
탱자 탱자 놀은 주제에 석차는 나보다 높아? 이내 절망에 빠져 책상에 엎어진 내 머리를 슬슬 쓰다듬으며 괜찮아 너는 외국인이잖아 하고 위로를 했다.


"고전 문학은 어렵긴 하지, 한자가 다르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한자 잘 안 쓰니까..."

"그으래애?"


후루하시와 이야기를 하며 헷갈렸던 부분을 찾는 도중 갑자기 끼어든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에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 장난질의 주인공인 하라는 내가 놀란 표정을 봤다며 연신 싱글벙글하며 즐거워 했다. 후루하시의 말로는 그와 함꼐 왔었다는데, 그럼 그걸 빨리 말했어야지. 째릿 그를 흘겨보자 그가 왜 그러느냐는 듯 고개만 갸웃거린다.
신난 하라가 나 고전 문학 잘하는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데! 하면서 쨍알대기 시작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눈치가 보여 그를 일단 후루하시의 옆에 앉게하고 별로 기대하지 않으면서 헷갈리던 부분을 그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는 의외로...


"알겠지?"

"응, 의외로 가르치는 걸 잘하네."

"잘 알겠어? 와! 다행이네!"

"뭐, 일단 알려줘서 고마워. 헷갈렸는데."


연신 헤실헤실거리는 그는 정말 의외로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었다. 뭔가 신이난 모습이라 뭔가 내 기분은 미묘했지만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니 시험이 끝나고 보답을 해주기로 약속을 하니 좋아서 또 방방 거린다.  짜증나긴 해도 꽤나 귀여운 구석이 있는 녀석이라 생각하며 키득거리자 잠시 잊고있었던 후루하시가 끼어들었다.


"요즘 기분 안 좋아 걱정했었는데."

"아... 그랬어? 미안."

"이제 시간이 늦었는데 일어나자. 여자애가 늦게 돌아다니면 안돼."


후루하시의 매너있는 말에 하라가 투덜거렸지만 본인 또한 부정은 하지 않는 듯 조용히 따라서 학교를 빠져나왔다. 굳이 말을 걸지 않으면 먼저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는 후루하시와 제발 말을 걸지 않아줬으면 하는 하라의 사이에 서서 같이 하교를 하고 있으니 기분이 묘 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하라의 이야기에 건성건성 대답을 해주고 가끔 옆에서 잊혀져가는 후루하시에게 말을 걸어주며 시내에 도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에 도착해 그럼 내일 보자 하고 헤어지려하자 하라가 내게 들러붙으려 하면서 집까지 바래다 준다는 것을 후루하시가 붙잡았다.


"공부도 좋지만 건강을 생각하고 좀 쉬는게 좋을 것 같아."

"응. 그럴게."

"서향쨩! 내일 또 놀자!"

"난 너랑 놀은 기억은 없는데. 아무튼, 내일 보자."


역시나 전혀 다른 반응의 두 사람에게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자 두 사람 또한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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