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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15-

by 깜냥이 2015. 2. 1.

으왕 오늘 껍니당 에헤헤

 

이른 아침,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니 코하네가 꾸물꾸물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여 나도 몰래 미소가 지어졌다. 코하네는 아침에 약하구나.
일단 코하네가 씻으러 들어갔으니 아침을 먼저 준비해야 할 요량으로 부엌으로 향했다. 이번엔 잊지 않고 운동 하기 전에 밥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 했으므로 여유롭게 반찬을 준비하고 상을 차린 뒤 2인분의 도시락을 만들었다. 그 사이 옷까지 다 갈아입은 코하네가 졸음을 참지 못하고 식탁에 엎어져 더 자고 싶다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코하네- 밥 먹고 학교 가야지?"

"5분만..."

"5분은 무슨... 그러고 있으면 목 아파. 일어나!"


어제는 내가 늦게 일어나 보지 못했지만 원래 아침에 약하기는 정말로 약한 듯 내가 깨우자 있는대로 인상을 쓰며 고개를 들고는 께작거리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 샤워를 하고 나오니 어느새 멀쩡해진 코하네가 힉생회라 먼저 가니 미안하다며 멋적게 웃고는 먼저 집을 나선다.
학생회가 지금 등교를 하니 내가 등교할 시간 까지는 여유가 있다. 힐끗 시간을 확인하고 여유롭게 등교 준비를 마친 뒤 아침 식사와 설겆이까지 마무리 하고 보통의 등교 시간보다 일찍 학교로 향했다. 그렇게 언제나 처럼 평탄한 하루가 시작되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며 교실에 다다랐을 때였다.


"하나미야!"

"아, 안도 진정..."

"진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교실 문을 열자마자 나타난 난장판에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 상황을 파악해야만 했다. 문 옆에서 나 처럼 멍하니 그 둘을 바라보고 있던 후루하시가 포커페이스가 망가질 정도로 당황해놓고 인사를 할 정신은 있었는지 조심스럽게 내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해 왔다. 그에 나 또한 인사를 하고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묻자 자신도 교실에 오니 이 모양이라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개인적인 일로 교실 안의 모두를 불편하게 할 셈이야? 일단 자리를 옮기던지..."

"넌 언제나 착한 척이나 하면서 상황을 피하려고만 하지! 이 겁쟁이가!"

"안도!"

"비겁한 위선자주제에! 잘난척은 혼자 다하고!"

"코하네, 그만! 그만해!"


아무리 악감정이 있는 상대라지만 그녀의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해보여 결국 중간에 끼어들어 그녀를 말려야했다. 매사 여유롭고 안정적인 모습은 어디로 가고 집에서 나와 그의 이야기를 할 때보다 더욱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소리만 지르는 그녀를 다독여 안정을 시키려 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히스테릭하게 소리를 지를 뿐 이었다. 교실 안의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몇몇 겁에 질린 여자아이들은 교실 밖으로 대피해 있는 상태였다. 그 탓에 사람이 몰려있으니 구경꾼들도 점점 많아지고 웅성이는 소리도 점점 커졌다.
그리고 그 소리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온 짧은 웃음 소리에 모두 놀란 듯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아, 그렇게 열올리지 말라니까? 안도. 넌 언제나 잘 흥분해서 문제야."

"뭐?"

"애초에 네가 있는 시점에서 얌전한 척하는게 오래가리라 생각하지 않았어."


평소의 친절하고 나긋나긋한 모습은 사라지고 말투부터 빈정거리는 데다가 오만한, 그의 예명이라는 악동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그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을 즈음 다른 반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자신의 교실로 돌아가고 복도에서 담임 선생님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에 잘하더니 뭐냐. 누구랑 누가 싸운거냐?"

"... 안도하고 하나미야요."

"얌전이 둘이 왜 갑자기 난리야, 엉?"

"소란을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 좌송합니다."


선생님께서는 둘을 몇번 번갈아 보시고 둘이서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시고는 더 이상 싸움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조례를 마치셨다. 유명한 집안의 두사람의 다툼이라 크게 문제삼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모양이다 라고 뒷자리의 다나카가 슬적 설명해주어 그런가보다 하며 넘겼건만..
하필이면 둘이 바로 옆자리라서 교실 안의 분위기는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기 때문에 수업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들은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기 일수였다. 심지어 비글 녀석 조차도 뒷문을 살그머니 열더니 분위기에 질려서 도망가버릴 정도였으니 같은 반인 아이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오늘 코하네쨩 이상하네. 하나미야군하고 무슨 일 있던거야?"

"집안 일이라서, 미안. 아침에 무서웠지?"

"응? 아냐! 많이 화났구나 싶긴 했지만!"

"그럴만한 일이 있었겠지... 코하네가 그렇게 화내는 건 처음인데? 그리고... 하나미야군도 조금 이상하고."


코하네도 하나마야도 오전 시간 내내 단 한마디도 않고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에 나를 제외한 주변자리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도망가버렸고 미오와 히마리도 좀처럼 다가오지 못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어서 후루하시가 하나미야를 데리고 가버린 뒤에야 내 손에애 조심조심 모여들었다. 그제서야 조금 기분이 풀어진 코하네가 평소같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반겼고 그에 히마리도 신나서 조잘거리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미오는 평소 큰소리도 내지 않던 코하네와 하나미야의 다툼을 이상하게 여기며 또, 하나미야가 했던 말에 대해 의문을 품고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얌전한 척을 하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나저나 선생님 오셔서 싸움을 끝낸거라 또 한바탕 할 줄 알았는데, 둘다 조용했네. 꼭 시한폭탄 같긴 했지만."

"응... 애들 다 도망가던데 서향쨩은 계속 자리에 있더라?"

"또 싸우려하면 말릴 생각이었거든... 불안해서."

"얏! 달걀말이!"

"아, 히마리!"


잠시 진중하게 대화를 한다고 생각했더니 내가 코하네를 바라보는 사이 내 도시락에서 잽싸게 달걀말이를 하나 집어간 히마리가 의기양양하게 그것을 입에 쏙 넣어버렸다. 그러곤 맛있다며 오두방정을 떨다가 미오에게 또 얻어맞고 만다. 정말로 평소처럼 투닥투닥거리며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는데 뒷문이 열리며 하나미야가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교실 안에 전운이 감돌더니 그가 천천히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본인 자리로 가려나 싶어 길을 막고있던 히마리와 미오가 살짝 비키자 평소라면 감사 인사를 건넸을 하나미야가 그녀들이 안보인다는 듯이 쓱 지나가버리곤 코하네의 옆에 섰다.


"네가 요구한건 해결 했어."

"진작에 그랬으면 큰소리 안 나고 좋잖아?"

"후핫! 초장부터 소리지른 주제에 말은 잘하네."

"어머. 재수없어."

"누가 할 소리."


잠깐의 신경전 후 이어진 대화는 비아냥으로 가득해 저게 대화인지 싸우자는 건지 보는 이들을 긴장하게하더니 하나미야가 본인 자리로 돌아감으로 분위기는 조금 안정되는 듯 했다.
하지만 바로 옆 자리에서 살벌한 분위기를 풍기는 통에 학생들은 질려갔고 선생님들은 오늘 아침의 이야기를 들으신 모양인지 문을 열고 심호흡을 한번 하시며 들어오시곤 했다.
아무래도 함부로 징계를 할 수도없는 집안들이라 선생님들도 부담인 모양이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종례시간 까지 이어졌고 코하네까지 내게 오늘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만 남기고 학생회로 가버렸고 당황한 내 옆으로 하나미야 또한 무심하게 스처지나갔다.


"둘이 싸워서 그런 걸거야.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아... 응. 그렇겠지. 하루종일 신경전 벌이느라 지쳤을 거고. 걱정해줘서 고마워, 후루하시군."

"아침부터 계속 신경쓰길래. 괜찮을거야. 저 둘 원래 사이 안 좋으니까."


슬적 내 머리를 쓰다듬은 그가 부활동으로 먼저 간다며 사라지고 히마리도 우물쭈물하다 부활동 가야해서 미안하다며 돌아간 뒤 미오와 둘이서 조용히 하교했다. 막연히 내일은 괜찮겠지, 하고 넘기며 미오와 이야기 하다가 헤어졌다. 하지만 우리의 그런 바램과는 달리 다음 날도 여전시 교실 안은 찬바람이 쌩쌩 불어 시끌벅적한 다른 반과 다르게 우리 교실을 정적 뿐 이었이었다.

"아직도 이런 상태네..."

"그야, 저런 재수없는 녀석하고 사이 좋게 지내긴 싫잖아?"

"아침부터 시끄럽게 떽떽대네."

"어머. 매너없게 엿듣는거야?"

"들으라고 말해놓고 엿듣기는 무슨."

"그만, 그만!"


자리에 앉으면서 한숨 쉬듯 내뱉은 말에 코하네가 냉큼 대답하며 하나미야를 디스했고 그에 바로 옆자리인 하나미야가 그것을 듣고 시비조로 투덜거림으로 둘이 전투태세에 들어가버려 아이들이 질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내가 싸움의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은 기분에 서둘러 둘을 말리니 둘의 시선이 내게로 몰렸다가 살짝 인상을 쓴 하나미야가 고개를 돌림으로 무마되는 듯 했다.

둘이 화해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더라도 교실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드는 것 만큼은 그만 둬 줬으면 좋겠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많은지 교실 여기저기서 작은 한숨들이 새어나왔다.

 

분위기 한번 살벌 합니다 허허허....

하나미야 본성이 공개되니 말을 더 안들어요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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