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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13-

by 깜냥이 2015. 1. 18.

그리고 요즘 몸이 안 좋은가 봅니다. 감기인가? 싶기도 하지만 병원은 안갔습니다 ㅇㅂㅇ!!

병원비가 없으니까여!!!(하지만 간식은 먹는다) 그냥 겨울좀 빨리 꺼졌으면 좋겠어여....

에헿헿헿헿헿 금요일엔 면접을 봤어여 어제는 하루 종일 시장투어를 해찌여....

그리고 평소엔 유툽을 봤어여... 목소리에 혹하는 저는 어느 비제이에 꽂혀서 계속 치이고 이씁니다.. 듀라라라도 봐야하고 3기도 봐야하는데... 볼게 너무 많네여.... 그리고 볼 때마다 치이겠져.... ㅠ

 

어제 제대로 잠이 들지 못했던 탓인지 아침에 일어나보니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서둘러 일어나 방을 박차고 나오자 머리를 말리고 있던 코하네가  동그랗게 뜨고 일찍 일어났네?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언제나 아침 조깅을 하고 아침을 차려먹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는데 조깅은 무슨, 아침이나 느긋하게 먹고 가야 겠다. 평소보다 여유롭게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며 터덜터덜 부엌으로 들어가 아침을 뭘 먹을까 하고 밥솥을 열자마자 통 빈 내솥과 마주하게 되었다. 잠시 내솥을 바라보다가 긴 한숨을 내쉬고 빵을 넣어둔 찬장을 열어 식빵을 찾아 뒤적이자 코하네가 무슨 일인가 싶어 부엌으로 들어왔다.


"응? 왜?"

"밥이 없네, 도시락 쌀 것도 없어."

"아침은 잘 먹어야 하는데."

"늦게 일어나서 그래..."


굳이 조깅이 아니더라도 아침먹고 도시락 싸고 하다보면 오늘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건 당연한데, 한숨을 쉬며 토스트기에 식빵을 넣고 안에 넣을 만한 것을 찾았다. 대충 후라이를 하고, 베이컨을 굽고, 야채를 적당히 잘라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자 코하네가 식탁을 정리하고 냉장고에서 우유를 찾아 잔에 따라 두었다. 하루만에 적응을 한 코하네를 보며 또 가출하러 오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걱정을 잠시 했다가 그런 자질구리한 것보다 일단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샌드위치에 우유뿐 인데도 맛있다며 연신 칭찬을 해대며 먹던 코하네는 금새 다 먹어 치우고는 더 먹고싶다는 듯이 숟가락을 물고 우물거렸다. 내가 다 먹고나서 더 먹을테냐고 묻자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하면서도 입맛을 다셨다. 상을 치우고 둘 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뒤 우리는 너무 늦장을 부렸다는 사실에 학교까지 전력으로 달렸다. 간신히 세이프로 교실에 들어오자 평소보다 한참 늦은 등교 시간에 무슨 일이냐며 미오와 히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가왔다.


"나, 가출했었어."

"그래서 우리 집에서 잤는데... 놀다가 조금 늦게 자버려서. 결국 늦었지 뭐..."

"그래서 코하네쨩 짐이 많구나..."

"응. 뭐... 그렇지?"


실내복으로 입었던 옷이 담긴 쇼핑백을 대충 사물함 안에 넣어두고 코하네가 자리에 앉은 코하네가 여전히 피곤한지 책상에 늘어졌다. 슬그머니 어제 잠자리가 불편했던 건지 물어보니 자리가 낯설어서 그런지 조금 설쳤다고 머슥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크게 신경 쓸만한 일은 아닡라고 대답하는 그녀에게 그렇구나. 하고 대답하자 조례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그리고 조금 뒤 복도에서 운동부 아이들이 각자의 교실로 돌아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생님이 오시기 전에 서두른 덕에 아이들 전부 자리에 앉고 나서 담임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교실을 한번 쭉 훑어보시고 출석부도 한번 보신 뒤 출석부를 덮으시며 좋아 오늘도 결석은 없군 하고 중얼거리셨다.
교탁에 팔을 괴고 기말고사까지 이제 이, 삼주 남았으니 알아서 할 테지만 복습은 해두라고 말씀하시고는 나를 한번 바라보시고 한숨을 쉬셨다.


"유학생인 서향의 성적을 걱정했는데 다나카 임마, 이번에 성적 관리 제대로 해라."

"에! 낙제는 아니잖아요!"

"아슬아슬하잖냐. 이번에 낙제하면 방학은 없을 줄 알아라."

"에이, 괜찮을거에요!"


다나카와 선생님의 능청스러운 대화에 금새 교실은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해졌고 나 또한 덩달아 키득거렸다. 사실상 점수만 보면 그의 성적은 평균 수준 이었지만 학생들의 수준이 높은 탓인지 그의 석차는 낙제를 간신히 벗어난 수준이었다.
잠시 소란스러워졌던 교실은 선생님에 의해 다시 조용해졌다가 약간의 전달사항을 듣고 나서 선생님께서 교실을 나가시자마자 다시 소란스러워 졌다. 시험이 끝난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기말 고사라며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며 점점 소리가 작아졌지만 그래도 소란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커다란 불청객은 어김없이 들이닥쳤다.


"서향쨩! 좋은 아침이야! 보고 싶었... 으엇?"

"나가!"

"우와, 히마리쨩 터프해졌어!"

"이름 부르지 마!"


뒷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리고 그만큼 힘차게 소리치며 들어오는 비글 때문에 교실 안의 열기가 싸하게 식으려던 찰나였다. 마침 문을 나서려던 히마리가 있는 힘껏 손을 내질러 그를 후려치고는 조금 뒷걸음질 치는 사이에 문을 닫으며 빽 소리쳤다. 그러나 그녀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큰 타격은 되지 않았는지 다시 문을 열고 히마리에게 매달려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그녀가 싫어하던 말던 막무가내로 매달려서 장난을 쳐대는 통에 히마리가 반쯤 울상이라 결국 내가 나서야 했다.
일단 그에게서 히마리를 떼어내고 내게 들러붙기 전에 있는 힘껏 주먹을 내질렀다.


"너네 반으로 안가냐!"

"으허억!"

"히마리 울지마. 뚝!"

"흐에에에..."


그가 복도에 널브러진 것을 확인하고 히마리를 토닥이며 달래고 있는데 미오가 다가와 함께 그녀를 토닥였다. 그리고 잠시 뒤 비글을 데리러 온 남학생이 바닥에 누워있는 그를 보고 잠시 놀랐다가 언제나처럼 우리에게 사과를 한 뒤 그를 질질 끌고 사라졌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면 안되지만 외모랑 다르게 성격은 곧아서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아침부터 약간의 소란이 있던 것 빼면 오늘도 그저 조용하고 수업은 여전히 지루한 오전이 지나고 점심시간, 나와 코하네가 도시락이 없던 터라 오늘은 학생 식당으로 향했다. 와글와글한 학생들 사이에서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막 식사를 시작하려던 찰나, 옆자리에 누군가 다가왔다.


"비었다면 옆에 앉아도 될까?"

"아... 응, 비었으니까."

"고마워. 후루하시! 여기 비었어."

"아, 실례할게."


교실에서 무언가 들여다보고있더니 이제서야 밥을 먹으러 내려온 모양인 하나미야는 내게 허락을 받고 내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후루하시가 앉음으로 잠시 어색한 기운이 돌다가 그것을 못 참은 히마리가 시험에 대해 대화를 시작했고 코하네가 정면인 나와 왼편의 미오나 히마리만을 바라보며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한번도 하나미야가 이렇게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대화 해 본 적이 없어 나는 아이들의 눈치를 잠시 살폈다. 하나미야가 우리의 대화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 우리 쪽에서 그들에게 말을 건 것도 아니라서 굳이 그들을 볼 필요가 없어 이상히 여길 일은 없구나 하고 생각하며 침착하게 식사를 이어갔다.
식사는 언뜻보면 평화로워 보였지만 바로 옆에 앉은 남자 아이들과 얇은 벽이라도 있는 것 마냥 어딘가 어색했다. 코하네는 나와 이야기 하다가도 내 옆의 하나미야가 무슨 기분 나쁠 짓이라도 했는지 간간히 인상을 쓰며 고개를 슬적 돌리곤 했다. 정말 하나미야를 싫어하는 구나하고 그저 넘겼지만 그녀의 반응은 그저 싫다라는 것으로 구분 짓기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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