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10-

by 깜냥이 2014. 12. 27.

사실 제 최애는 쿠로코임다

근데 왜 키리사키물을 쓰고있을까요 아하하하하하하

여름 그림자가 엄청 안 써지네요....ㅠㅠ 쿠로코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내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듯한 리코가 내 무릎 위에 올려진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바들바들 떨리던 손이 그녀의 따뜻한 온기에 조금씩 진정되는 것이 느껴져 왠지 다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애써 눈물을 참고 아이들이 나오자마자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히마리는 나도 아프면 그 차를 탈 수 있냐며 물어보다가 미오에게 맞았고 그걸 본 코하네가 한참 키득거리더니 타고 싶다면 오늘이라도 태워 줄 수 있다고 했다.

 


"아, 맞아 소햔. 너 농구 좋아한다며?"

 

"에? 뭐야. 그랬어? 넌 어떻게 아냐? 너 소햔 좋아하지?"

 

"아냐! 나 여친 있거든! 뒷자리니까 이야기 하는 거 들었을 뿐이라고!"

 

"다나카군! 사사키군! 그만 싸워. 나 농구 좋아하는 거 맞으니까."

 


뒷자리에 보인 남자애들 중 내 뒷자리인 다나카가 별안간 내게 농구에 대해 언급하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돌아보니 사람을 불러놓고 둘이 싸우기 바쁘다. 점점 격양되어가는 둘을 진정시키고 사람을 불러놓고 둘이서 그렇게 싸우면 민폐라고 한마디 하자 둘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매번 미오와 코하네에게 잔소리 듣는 것만 봐서 내가 잔소리를 하니 어색하다는 것이다. 짐짓 화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 둘은 아하하 웃으며 농담이라며 눈치를 봤다.

 


"그런데 농구는 왜?"

 

"지금 인터 하이 예선이 진행 중이잖아? 내일 예선 결승전인데 우리 학교 농구부랑 그... 뭐지? 신설인데 엄청 잘한다던.... 시린?"

 

"멍청아. 세이린이잖아."

 

"어. 맞아 거기랑 결승전 한다는 데. 농구 좋아하고 하나미야나 후루하시하고도 친해 보였으니까. 인터하이 일정을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세이린과 결승? 내가 눈을 동그랗게 뜨자 역시 모르고 있었네 하며 정확한 경기 일정과 장소를 일러주었다. 내가 받아적은 것을 한번 확인까지 해준 그가 자신의 몫까지 응원해달라며 웃었다.
세이린이 예선 결승까지 진출 했구나... 6명 뿐인 적은 인원 수 때문에 걱정 했는데. 그만큼 열심이었다는 거겠지. 이 시합 만큼은 꼭 보러가야겠다. 하나미야와 키요시의 시합이니까.
리코의 연락처가 있으니 보러간다고 연락을 할까하고 잠시 핸드폰을 깨내들었다가 비밀로하고 놀래켜 주는 것이 더 좋겠다 싶어 다시 집어 넣었다.

 


"핸드폰은 왜?"

 

"사실 세이린에 다니는 친구에게 연락 할까 했는데, 그냥. 아, 하나미야군 놀래켜 줄 거니까 비밀이야?"

 


놀래켜준다는 것에 흥미가 생겼는지 코하네가 눈을 반짝이며 절대로 모르게 하겠다며 다짐을 한다. 뭔가 가져간다던가 할 수는 없겠지만 세이린의 모두는 내가 가주는 것으로도 기뻐할 것이 분명했으므로 그저 설레이는 마음으로 시합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시합 당일. 이미 시합이 시작되었는데도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서 멈춰 서서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연습을 하고 있는 것 조차도 제대로 보고있지 못하면서 정규 시합을 보러 온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일단 세이린과 키리사키의 시합이라고 하니 절대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기도 했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해 내기 위한 첫 걸음 이기도 하기에 길게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걸음을 뗐다.

 


"오! 세이린!"

 

"신설 학교에 밀리다니, 뭐하는거야! 키리사키 제 1!"

 

"역시 철심!"

 

"세이린 잘한다!"

 


관중들의 환호성이 가까워질수록 긴장감과 설렘에 발걸음을 늦추고 싶다는 마음과 서두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이 몇번이나 엉켜 넘어질 뻔 했다. 복도에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싶어 한숨을 내쉬며 입구 바로 옆부분에 서서 코트를 내려다보았다. 군데군데 빈 자리가 있기는 했지만 언제 박차고 나가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금 있었던 탓이다. 관 내에 울리는 소리가 뒤섞여 농구공의 소리인지 함성 소리인지 농구화의 소리인지 박수소리인지 분간이 안 되는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긴 한숨을 내쉬고 점수가 있는 전광판을 보니 확실히 세이린이 우세하다. 하나미야도 키요시와 같은 무관의 오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하는 의문에 코트를 내려다보자 휴가의 손에서 농구공이 떠나는 것이 보였다. 그를 닮은 굳센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른 공은 정확히 골대로 향하여 득점을 얻어냈다.

 


"또 세이린 득점이야!"

 

"철심 키요시가 있어서 그런가?"

 

"키리사키에도 무관의 오장이 있었잖아?"

 

"아, 맞아. 그런데 왜 내보내지 않는거지?"

 


하나미야가 코트에 없다. 3쿼터 중반인 지금까지도 출전하지 않고 있는 건가? 혹시 1학년이라서? 그의 시합 방식이 보고 싶었는데...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던지 시합은 세이린의 우세로 3쿼터가 종료되었다. 그것은 4 쿼터가 다시 시작되고 나서도 마찬가지. 승세는 완전히 세이린으로 기울어져 휴가와 키요시의 활약만을 보이고 있었다.
키요시는 확실히 대단했다. 상대 선수가 볼을 블록하려 하면 그것을 피해 패스를 하는, 반응을 보고 슛을 넣으려다가도 노선을 바꾼다. 아무리 봐도 대단한 그것은 민첩성 만 가지고는 할 수 없을 터다. 그만큼 볼을 다루는 실력이 엄청나다는 거겠지. 휴가는 벌써 3연속 3점 슛으로 관중들의 술렁임이 멈추지 않는다.

 


"오오오! 저거 봐!"

 

"이걸로 4연속 3점 슛? 끝내준다!"

 

"저런 녀석이 어째서 지금까지 무명이었지?"

 


사람들의 환호성이 귀가 아플 정도로 울린다. 코트에서 이런 환호를 받아내는 기분은 정말로 잘 알고 있다. 나도 저런 환호를 받으며 코트를 누볐었으니까. 환호를 지르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농구를 할 때의 모습을 떠올려서 설렌 것인지 공포심인지 모를 두근거림에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선수의 교대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고 그리고 드디어 하나미야가 코트에 나타났다.
그는 어떤 플레이를 할까 궁금해 시합을 재개하고 코트 위의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관중석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코트를 바라본 분홍빛 머리카락의 여자아이는 시무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라, 경기 하고있네. 이래선 돌려줄 수 없는데."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야하나... 하고 중얼거린 여학생을 보니 그 옆에 하늘색 머리의 남학생이 코트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아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뒷 모습은 어딘가 안타까워 보였다. 여학생이 갸웃거리며 그를 돌아보았다가 조용시 다시 코트를 돌아보았다.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지만 환호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았고 엿듣는 것은 실례니까 일부러 코트에 집중했다. 디펜스를 외치며 수비에 들어가는 키리사키를 보다가도 남학생 또한 선수인 듯 학교 져지를 입고 있어 그도 자신의 시합을 준비하러 가봐야 할텐데 무언가 돌려줘야 한다고 했고, 말을 걸어야 하나 하는 잡 생각에 자꾸 시선이 그들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남학생이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 듯 여학생에게 말을 걸며 내 쪽으로 가까이 오기에 나도 모르게 그의 옷 자락을 잡았다.

 


"... 무슨 일 이십니까?"

 

"아, 아니. 문 앞에 있어서 들었는 데. 뭔가 돌려주러 왔다길래. 나 키리사키 학생이긴 하지만, 키요시군... 그러니까 세이린 선수 중에 친구가 있으니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의 옷자락을 붇잡자 마자 당황한 남학생과 이상한 사람을 보는 듯한 여학생의 눈초리가 왠지 무서워서 주절주절 떠들고 나니 완전히 수상한 사람이 따로 없다. 내가 말하고도 내가 오히려 당황해서 일단 계속 잡고 있던 옷자락 부터 놓고 더 뭐라고 말 해야하지 고민하던 찰나 그가 내게 세이린의 학생 수첩을 내밀었다.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자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하고 고개를 숙인 그가 여학생을 데리고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펼쳐보니 휴가의 것이다. 시합이 끝나고 돌려주러 가야 겠네, 하고 생각한 그 찰나였다.

 


"리바운드! 어, 어?"

 

"뭐야! 왜 저래!"

 


소란스러운 관중석, 그리고 코트에서 들려오는 고통스러운 비명소리. 나도 모르게 그 날의 사건을 떠올리며 관중석 가장 앞으로 달려나갔다.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키요시의 모습에 머리가 어지럽다. 안돼. 키요시가 다친거야? 리바운드 하다가? 인사이드에서 몸 싸움은 부상의 정도가 심할텐데, 농구를 못하게 되면? 아니야 그럴리 없어. 괜찮을거야. 그렇지만, 아아- 제발. 큰 부상이 아니길.
그렇게 수만가지의 생각이 머리 속에서 뒤섞일 때 코트에서 휴가의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리바운드 타이밍 명백히 늦었잖아! 거기다 내 눈으로 똑똑히 봤어! 너 방금 뭔가 신호를 보냈지!"

 


리바운드 타이밍이 늦었다고? 하나미야가 신호를 보내?그건 무슨 소리야?
하나미야의 멱살을 잡고 마치 한대 칠 기세인 휴가를 보며 머리 속이 더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럴리 없어. 하나미야가, 설마 그럴리가. 아니야. 아닐거야. 그럴 사람이 아닌데...

정말로 그럴 사람이 아닌 걸까?

머리 속에서 문득 선명하게 떠오른 문장 하나가 더욱더 나를 혼란스럽게 함에도 머리 속은 깨끗히 정리 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키요시가 휴가를 진정시키고 그는 들 것에 실린 채 코트를 빠져나갔다. 그가 완전히 코트를 빠져나간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나도 관중석을 나왔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가야 그가 실려나간 곳으로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그 자리에 멈추어 서서 얼굴을 두 손으로 가렸다가 금방이라도 그날, 부원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올 것 같아 귀를 막았다. 하지만 웅웅거리는 소리가 더 괴로웠다. 영원같던 1분이 지나고 시합 종료의 소리가 들려오고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뒤 떨리는 다리로 세이린의 대기실로 달려갔다.

 


"어? 소햔... 너 울어?"

 

"이... 이즈키군. 리코. 키요시...는?"

 

"지금 바로 짐 챙겨서 갈거야. 같이가자. 나랑 같이 기다리자."

 


내 다급한 발소리에 때마침 대기실로 들어가려던 이즈키와 리코가 나를 돌아보았고 이즈키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리코는 나를 다독이며 이즈키에게 자신의 짐을 챙겨줄 것을 부탁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기실로 들어갔다.
두 손으로 구길 듯이 세게 쥐고 있던 것이 휴가의 학생 수첩임을 떠올린 것은 리코가 나를 데리고 경기장 로비의 벤치로 데려가 앉게 했을 때였다. 다행이 많이 구겨지지 않아 무릎에 놓고 살살 펴자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제 진정했어? 괜찮아?"

 

"응. 그런 것 같아. 미안."

 

"시간 내서 보러  와줬는데, 이런 꼴이라 미안하네."

 

"아니. 아니야. 피곤할텐데 내가 더 미안해."

 


내 목소리가 살짝 떨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듯한 리코가 내 무릎 위에 올려진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바들바들 떨리던 손이 그녀의 따뜻한 온기에 조금씩 진정되는 것이 느껴져 왠지 다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애써 눈물을 참고 아이들이 나오자마자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새삼스럽지만 세이린즈는 진짜로 천사인것 같아요 흐헿헿헿헤 마지텐시 세이린.............

'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 > 안개꽃 한다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개꽃 한다발 -12-  (0) 2015.01.18
안개꽃 한다발 -11-  (2) 2015.01.03
안개꽃 한다발 -9-  (0) 2014.12.27
안개꽃 한다발 -8-  (3) 2014.12.16
안개꽃 한다발 -7  (1) 2014.12.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