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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17-

by 깜냥이 2015. 2. 15.

여러분 이제 시작이에요 이하핳하 이제 간신히 본제!!! 지금까지 프롤로그!!(아님)

조아라에는 키리사키 루트라고 써뒀지만 정해진 루트가 있지요! 그게 지금 나온 녀석들일지 아직 안나온 녀석들일지는 비밀? :D 언제나 쓰고싶었던 장면을 쓰면 신이납니다! 으햐하하하!!

 

소란스러운 휴대폰의 알람소리에 눈을 뜨고 살짝 인상을 쓰고 침대 옆에 놓인 테이블 위를 더듬어 알람을 껐다. 아침 조깅을 나갈 시간이지만 좀 더 자고싶어 이불 안에서 몸을 웅크리려다가 옷이 불편해서 결국 일어나야 했다.
왜 불편한가 했더니 교복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긴 한숨을 내쉬고 뻑뻑한 눈을 몇번 깜빡인 뒤 세수를 하며 어찌할까 고민했다. 블라우스는 빨아서 다림질까지 해둔 것이 있으니 일단 급히 다리미를 켜서 구겨진 치마를 다리고 의류용 탈취제를 뿌려서 널어두었다.



"미쳤나봐. 어떻게 교복을 입고 자니..."


당황함이 진정되자 갑갑해져 오는 목에 잠시 슬슬 문지르고 헛기침을 하고서 커피 포트에 물을 올린 뒤 운동용 져지로 갈아입었다. 아무래도 어제 너무 정신적인 데미지가 강했던 것이 아직까지 영향이 있는 모양이다. 따뜻한 물을 마시니 목이 그나마 편해지는 것 같아 길게 심호흡 한번을 한 뒤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나섰다.  아침 연습으로  서둘러 학교로 달려가는 학생들을 구경하며 아침부터 바쁘네. 같은 생각이나 하며 여류롭게 조깅을 하다가 도중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려 스포츠 음료를 하나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습하긴 하지만 그래도 낮보다는 선선한 기온에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니 기분이 한결 상쾌해져서 편의점에서 사온 음료를 들이켰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며 후라이팬들 달구어 아침을 먹을 준비를 했다. 적당히 계란 후라이와 냉장고의 반찬들로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챙겨 집을 나섰다.

문이 잠긴 것을 확인 하고 천천히 학교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도 모르게 첫번째 갈림길에서 멈추어 섰다. 오늘은 시간을 여유롭게 나왔으니 굳이 지름길로 가지 않아도 될테지만 왠지 그리로 눈길이 가서 잠시 고민했다가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키요시를 처음 만났던 농구 코트가 있던 곳, 최근에는 아무도 오지 않는 듯 조용하지만 괜스레 빈 농구 코트를 들여다보곤 했다. 길을 지나는 김에 슬그머니 코트에 가까이 가자 어렴풋이 인기척이 느껴져 펜스 너머에서 기웃거리자 어린아이 몇몇이 뛰어놀고 있을 뿐이었다.
바보같이. 긴 한숨을 내쉬고 학교로 향하니 그래도 조금 일찍 등교중인 학생들이 있었지만 많지 않았고 대부분 운동장에서 연습중인 운동부가 많았다.


"어? 서향쨩!"

"네, 네. 저리가 하라. 연습이나 해. 저리가."


아침부터 매우 귀찮은 녀석에게 걸렸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개를 쫒아내듯 훠이 훠이 손을 내젓자 하라 상처받았어! 따위의 말을 하며 오두방정을 떨었다. 연습 중 쉬는 시간에 수돗가에 세수 하러 왔다는 그는 내 주위에서 잠시 알짱거리다가 체육관 안으로 사라졌다. 저기서 연습을 하는구나. 내다 다니던 중학교의 체육관 보다 배는 더 커보이는 체육관을 잠시 바라보다가 교실로 올라왔다. 웬일로 이런 이른 시간에 자리에 있는 미오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자 나를 발견한 미오가 설렁설렁 손을 흔들어 보인다.


"일찍 왔네?"

"어... 졸려."

"밤에 뭐하고? 밤 새워서 공부 한거야?"

"하다보니 그렇게 됬네. 근데 서향, 얼굴이 왜 그래? 상태 안 좋아보이는데 어디 아파?"


아, 씻을때 거울로 확인 한 바로는 별로 부었다던가 하지 않았는데 역시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여자아이인데다가 전과가 있었어서 그런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다. 대강 잠을 잘못 잔 모양이다라고 둘러댔지만 여전히 미심쩍어 하는 그녀가 내 얼굴에 손을 올리곤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더니 내 볼을 그대로 잡아 늘였다. 우에에- 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며 버둥거리자 혼자 살면서 몸 관리 잘 하라고 했지! 하며 잔소리를 시작한다. 언제나 같은 광경에 교실에 있던 몇몇 아이들이 또 시작이네- 같은 말을 중얼거리며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찍 온 김에 자신이 모르는 것 좀 알려달라며 미오가 내 앞자리인 코하네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노트를 폈다. 수학은 나도 좀 헷갈리는데.... 일단 아는 것 안에서는 설명을 했지만 응용 문제 하나가 우리를 괴롭혀 한참 머리를 맞대고 있어야 했고 결국 학생회 회의에 다녀온 코하네가 와서야 우리는 문제의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이렇게, 알겠지? 이 문제의 응용이었네."

"와... 우리가 한참 골치 썩인걸 코하네가 한번에 풀어냈어..."

"와... 역시 학년 수석...."

"뭐야. 너무 띄우지마. 그냥 수학을 좋아할 뿐이야."


우리의 시무룩한 목소리에 키득거리던 코하네는 공부 더 할거야? 하며 자신의 자리에 들고 있던 노트를 내려 놓았다. 해야하는데... 하고 중얼거린 미오가 수학이 싫다며 늘어지자 나와 코하네는 키득키득 웃으며 미오의 머리를 같이 슬슬 쓰다듬었다. 우리의 손길을 얌전히 받고있던 미오는 조금 늦게 돌아온 히마리의 난입에 잠시 인상을 썼다가 그녀를 끌어안고는 옳지, 옳지, 착하다. 하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헤실헤실 웃는 두사람에 우리는 키득키득 웃으며 다시 미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우리의 모습에 후루하시가 사이가 좋다며 희미하게 웃자 그와 함께 있던 하나미야는 우리를 힐끗 보고는 흥, 하고 새초롬하게 돌아서서 자신의 자리로 가버렸다. 그 모습에 코하네가 잠시 움찍 했지만 내가 그녀의 손목을 붇잡음으로 가라앉았다.


"뭐야? 서향쨩 분위기 이상한데?"

"히마리랑 미오 이제 자리 돌아가야지? 선생님 오실거야."

"말 돌리는거 수상합니다만!"

"나중에 설명할테니 돌아가주세요."


미묘한 분위기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히마리를 보고 슬그머니 말을 돌리자 신나서 그것을 지적해댄다. 결국 나중에라는 말로 다독이고 나서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히마리 뿐 아니라 미오도 신경이 쓰이는지 자리에 돌이가고 나서도 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내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것은 코하네도 마찬가지 였는지 선생님이 오시기 전의 막간을 이용해 무슨 일이 있었냐며 물어봐 왔다. 일단 나중에 이야기 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녀는 끈질기게 어서 말하라며 재촉해댔다.


"설마, 저 녀석이야?"

"조례 끝나고 말 해줄게. 그리고 진정해 코하네."

"흠... 일단 알았어."


단호하게 조례가 끝난 뒤에 말하겠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하는 수 없다는 듯이 돌아선 그녀는 머리카락을 괜히 빙글 빙글 돌려댔다. 잠시 그녀가 하는 양을 바라보고 있다가 책상에 놓여있던 고문 교과서를 덮어버리고 머리를 빗어내렸다. 곧 나른한 표정의 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언제나처럼 교실 안을 훑는 것으로 출석을 부르는 것을 마치신 뒤 건성건성 시험이 곧이니 힘내라는 말을 남기시고 교실을 빠져나가셨다.
선생님이 나가시고 나서 바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는 교실 분위기에 슬적 웃고 있는데 히마리와 미오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을 보았다. 하나미야의 이야기를 하자니 그가 같은 교실 안에 있는 것이 걸려 슬적 그를 돌아보자 언제부터 인지는 몰라도 날 보고 있었는지 그와 눈이 마주쳐 버렸다. 잠시 그와 서로 바라보고 있다가 미오와 히마리가 내 시야를 잠시 가린 사이 그는 고개를 돌리고 언제 나를 바라보고 있었냐는 듯이 교과서로 보이는 책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오늘 상태가 이상한 것과 관계가 있는거야?"

"에... 사실 내가 부상이 좀 있는데.. 어제 병원에 검진을 받았는데 결과가 전혀 좋지 않아서."

"에? 많이 안 좋아?"

"집에만 있는게 좀이 쑤셔서 조깅이라던가 매일 하는데 그게 좀 정도가 심했나봐."


이정도면 둘러대는 것도 수준 급이다. 미오와 히마리는 진짜? 얼마나 심한데? 같은 걱정을 하는 모습이었지만 코하네는 내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듯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미오와 히마리가 걱정하는 것에 동참 했다. 그녀에게는 중학교 시절의 사고에 대해 이미 말했던 사실이라 내 말이 진실 일지도 모른다는 것에서 완전히 부정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사실 정기 검진은 아직 몇일 남아있지만 그것은 나와 담당의만 아는 비밀이니 넘어가고.
계속 걱정을 하던 두 사람은 괜찮아질거야, 괜찮겠지. 하며 내게 안심을 시키려는 두사람에 결국 코하네도 그랬구나, 하는 표정으로 내 말을 정말로 믿는 듯 했다. 


"내 눈은 못 속여."

"결국 들킨걸까나..."

"사실대로 말 해.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고 했잖아?"


점심 시간, 내게 매점에 가자던 코하네는 매점 옆편, 은근한 사각지대인 휴게실로 날 데려가더니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꺼낸 첫 마디가 저거였다.
사실 빈 휴계실로 들어가는 순간 나 코하네한테 맞는 건가 싶어 걱정도 했고 한참 아무말도 하지 않아 더욱 두려웠는데 첫 말을 꺼내고나서 시무룩한 얼굴을 하는 코하네의 모습에 안심했다. 저 말을 끝으로 내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리며 입을 다물고 버려진 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코하네의 모습에 결국 항복을 하고야 말았다.
하나미야의 이름이 언급 되자마자 일그러진 그녀의 얼굴은 이야기가 진행되어 감에 따라 점점 어두워지더니 이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휴게실을 빠져나가려 해 일단 다급히 그녀의 팔을 붇잡았다.


"잠깐, 기다려!"

"용서 못해! 제꺼짓게 또 내 친구를 울려?"

"또? 아니 그보다 진정해!"

"진정하게 생겼어?"

"진정해! 내가 알아서 할게!"


내 외침에 움찔한 코하네가 천천히 나를 돌아보았다. 자신을 믿지 못하는 거라고 여길까봐 걱정되어 나는 그녀의 눈을 맞추며 최대한 환하게 웃자 그녀의 얼굴에 당혹감이 드러났다. 그런 그녀에게 여전히 환하게 웃으며 그녀의 팔을 놓고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당하고는 못사는 여자거든." 



점점 흥미진진해 집니다! :D 매우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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