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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고양이 선원의 방/안개꽃 한다발

안개꽃 한다발 -5

by 깜냥이 2014. 11. 24.

기다리고 기다리던 노트북이 드디어 왔습니다(따란)
이노무 시키 땜에 얼마나 속을 썩였는지....(왈칵) 지금은 매우 기분이 좋... 지 않아요 윈8 어려워....
사실 토요일에 다 썼지만... 이녀석이 안와서 못 올리고 있었어요....(냥무룩)


그날, 코하네와 하나미야에 의해 저지당했던 여학생 무리들은 그 뒤로 멀리서나마 나를 노려볼 뿐 몇 주째 딱히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흥 ! 하고 고개를 홱 돌려서 가 버릴 뿐이라 무슨 일이 있었나  싶지만 내가 알 방도가 없으니 그러려니 하고 무시했다 . 혹시나 때를 기다리고 있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동안 하나미야는 매일같이 오늘은 그 여학생들이 해를 끼친다거나 하지 않았냐며 걱정스럽게 물어보았고 매번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가끔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던 사이에서 조금씩 친해져   그에게 책을 추천 받고 그 외에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해 이야기도 할 정도가되었다.


"하나미야군이 서향쨩 좋아하는 거 아냐?"

"응? 무슨 소리야."

"유독 서향쨩이랑 대화를 하잖아."

"어쩌다 취미가 맞아서 그렇지."


그러다 보니 이런 식의 질문을 받을 때도 간혹 있었다. 여느 때처럼 하나미야에게 추천 받은 책을 빌려 읽고 있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히마리가반짝이는 눈으로 질문을 해댔고 나는 그에 되는대로 대답을 해 주었다. 심드렁한 내 반응에 재미가 없다며 투덜거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다시 책에 집중하자 놀아달라며 땡깡을 부린다. 결국 책을 덮고 히마리의일방적인 수다를 들어주었다. 물론 이러고 있으면 곧 미오가 와서 히마리에게 쓸데없는 땡깡을 부리지 말라며 혼날 것이고 코하네는 귀여우니 괜찮지 않냐며 웃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미오가 다가와 히마리에게 꿀밤을 먹이는 것을 보고 키득키득 웃자 히마리가 시무룩 해져서는 왜 웃냐며투덜거렸다.


"괜찮아. 별로 방해는 아닌 걸?"

"너무 버릇 들이면 안돼. 서향은 이런 곳에서 너무 무르다니까?"

"그렇지만 히마리는 귀엽잖아?"

"맞아. 히마리 귀엽지. 그래도 미오 말대로 너무 받아주는 건 안 좋다고 생각해."

"왜 날 말썽쟁이 어린애로 만들고 있는 거야?"


난 어린애 아니야! 하며 책상을 두드리는 히마리를 미오가 이러니까 그렇지! 하며 한 번 더 쥐어박았다. 이번에는 꽤나 아프지 않을까 걱정하던 찰나 히마리가 결국 토라져서는 칭얼거리며 내게 매달렸다. 그래 그래 착하다 하며 머리를 쓰다듬으며 토닥거려 주니 미오가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도서실에 다녀온 하나미야가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키득키득 웃으며 다가왔다 . 그리고 내 책상에 올려진 책을 힐끔 보고는 방긋 웃으며 나를 돌아보았다 .


"내가 추천해준 책이지? 읽을 만 해?"

"아직 초반이라 잘 모르겠네. 그래도 내용은 흥미로운 걸?"

"여자아이들 취향은 아니라 걱정 했는데 다행이네."


확실히 보통 여자아이들이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다 . 유성의 인연이라는로맨틱한 제목인 주제에 추리 스릴러라니 , 그래도 스토리라던가 분위기같은 것이 좋아서 빠져 읽게 된다. 하나미야는 다음에 이 작가의 다른 글도   읽어 보는 것도 괜찮다며 몇 가지 제목을 더 알려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그를 눈으로 쫓으며 참 느껴지는 것과 성격이 다르다 생각했다 . 이런 말 본인에게 하면 실례겠지 , 그에게서 시선을 돌려 책을 펼치는 순간 마치 그가 나를 돌아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내가 바라봤던 것 때문이리라 여기고 책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별로 큰 사건 없이 평범하게 하교 시간이 다가와 가방을 챙겨 미오와 나란히 하교길이 올랐다. 아침에 냉장고가 비어가는 것을확인하고 왔으니 시장에 들려야 하고, 하나미야와 이야기 했던 책 중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을 사러 서점에 가야 한다
책을 보려면 짐이 적을 때가 좋겠지? 하며 서점의 문을 열고 내가 찾는 책이 있을 구역이 어디인지 찾아 두리번거리며 안쪽으로 들어섰다 . 그러면서 위쪽에 표시된 것을 보느라 주위를 제대로 보지 않고 걷다가 결국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쳤다. 그러면서 그가 들고 있던 책을 떨어트리는 바람에  허둥지둥 책을 줍는 그를 도와 책을 주워주고 꾸벅 사과를 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다친 곳은 없죠?"

"휴-가 무슨 일... 어라. 서향이잖아."

"어? 키요시!"


이런 곳에서 키요시를 만날 줄이야. 나와 키요시의 반응에 휴가라고 불린  남학생은 나와 그를 번갈아 바라보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는 사이냐며 물어봐 왔다 . 그야 . 아는 사이니까 이름을 말하고 있잖아 ? 휴가는 바보야 ? 하며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듯한 키요시를 보며 설마 그가 몰라서 물은  것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 장난 이겠지 싶었지만 휴가의 격렬한 분노에 그가 말 한 것이 진심 임을 깨달았다. 금방이라도 싸울 기세의 둘을 어떻게말려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 작은 체구의 여학생이 놀라서 다가와 둘을 있는 힘껏 한 대씩 때렸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 싸우면 어떡하냐며 잔소리를 들이붓더니 나를 돌아보며 말려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왔다.


"우리 바보들이 실례했습니다."

"아니 ... 괜찮아요."

"음 ... 그보다 혹시 농구부인가요 ?"

"... 네?"

"아, 아니. 체형도 그렇고 체력이나 운동 신경도 좋아서요 . 놀라셨다면 미안해요."


가만히 서 있는데 체력이랑 운동 신경은 어떻게 아는 거지 ? 갸우뚱 하는 나를 보고 여학생은 그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해 왔다. 키요시의 소개에 의하면 아이다 리코라는 이름의 이 여학생은 농구부의 감독이라고 했다. 아무리 고교 농구라고 하더라도 학생 감독이라니, 대단하다고 나도 모르게 감탄해서 진짜? 하고 놀라자 아이다는 부끄럽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이어서 키요시가 내가 중학교 시절 농구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역시 그렇구나! 하며 방긋 웃었다.
지금은 건강상의 문제로 농구를 못하고 있다는 말에 아쉽다는 표정의 휴가와 리코에게 곧 괜 찮아 질테니까. 하고 웃어주자 키요시가 그래야지! 하며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농구가 보고싶으면 자주 우리 학교에 놀러 와!"

"멍청아! 키리사키부터 세이린까지의 거리를 생각해! 키리사키도 농구부가 있는데 꼭 우리 학교에 올 필요는 없잖아. 오... 오는건 괜찮지만 힘드니까!"

"나는 좋지만... 타교의 부활동에 구경가면 방해일 것 같은데?"

"에? 그건 괜찮아! 감독인 내가 허락할테니까."


키요시의 말에 휴가가 버럭 소리질렀다가 흠칫 하더니 나를 돌아보며 더듬 더듬 한 마디를 더 얹었다. 사양할 생각으로 꺼낸 말에 리코의 허락이 떨어지자 휴가가 어이! 하며 돌아섰고 키요시는 속편히 웃으며 내 머리를 두드리며 언제든 놀라오라고 했다. 솔직히 언제든 놀러가는 게 가능할 거리가 아니니, 어쩌다 가끔 갈 수는 있겠지만 경험상 부활동 중 다른 사람이 끼어 있다면 불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꺼려졌다. 어차피 부원도 몇명 없으니 괜찮다는 리코의 말에 그럴다면 언제 한번 가보겠다고 대답해 버렸다.
조금 소란스럽게 그들이 돌아가고 나도 서둘러 사야할 책을 찾아 온 뒤 시장으로 향했다. 묵직한 가방의 무게에 장을 꼭 사야 하는 것만 사고 돌아가는 것으로 정하고 서점에서 노닥거린 시간 만큼 서둘러 장을 봐서 나왔다. 서둘러서 간단히 장을 봤다고 해도 이것 저것 보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서 먼 하늘이 붉어지고 있었다. 더 어두워 지기 전에 집에 도착해야 할 텐데... 발 걸음을 재촉하며 반쯤 뛰 듯이 걸었다. 어느 정도 걸었을까, 언제 부터인가 내 뒤를 따라오는 발 소리가 들려왔다. 착각이겠지하고 계속해서 걷다 집요하게 쫒아오는 발 걸음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내 뒤를 따르던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어? 아직까지 밖에 있던 거야?"

"아?"


대신 반대편에서 나를 부르며 어께 위에 손을 올렸다. 화들짝 놀라서 돌아보자 놀란 얼굴의 하나미야가 나를 보고 있었다.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았던 모양인지 그는 집에 가는 길이라면 데려다 줄테니 절대 사양하지 말라며 내 손에서 짐을 뺏어 들었다.
그러고 잠시 내 뒤쪽을 바라보던 그가 집이 어느 쪽이냐 묻기에 어안이 벙벙해진 나는 그에게 집으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고 그는 나에서 길울 모르니 앞장서라며 등을 떠밀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한 발자국 뒤에서 나를 따라오는 하나미야의 발소리 하나 뿐인데도 조금 불안해서 뒤를 돌아볼때면 하나미야와 눈이 마주쳐 그가 방긋 웃어주었다. 그때마다 나도 같이 웃어주고 다시 앞을 보아야 했다.
한참을 그렇게 말 없이 걷기만 하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가 내게 짐을 돌려주었다.


"위험하니 되도록이면 혼자 밖에 돌아다니지 마."

"응. 도와줘서 고마워."

"별거 아닌걸? 그럼 내일 보자."


어서 들어가라는 그의 말에 나 또한 내일 보자는 말만 더 하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왠지 불안한 느낌에 편소보다 더 꼼꼼히 문단속을 하고 장을 봐 온 것들을 냉장고에 챙겨 넣었다. 긴장을 한 탓일까 진이 쭉 빠져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구고 싶어졌다. 매우 귀찮지만 그 귀찮음보다도 피곤함을 이겨내고 싶다는 것이 더 강해 일단 욕조애 물을 틀어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책들은 책꽂이에 정리해두고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 앞에 두고 세탁물 통애 옷을 던져두고 안으로 들어오자 뜨거운 수증기가 가득했다. 어느정도 차오른 욕조에 몸을 담구고 어느 정도 더 차오르길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시내에서 내 뒤를 따라오던 발걸음 소리는 대체 누구 였을까. 하나미야는 그 소리의 반대쪽애서 나타났고 날 괴롭히러 왔던 그 여학생들 인가 생각하기엔 뒤를 돌아보았을 때 그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었다.
그렇다면 대채 누구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마땅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앞으로는 늦은 시간 까지 밖에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오눌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 할 수는 없으니까.
수도꼭지를 잠그고 길게 한숨을 내쉬며 욕조 안으로 깊숙히 잠겼다. 아이들이 걱정 할지도 모르니 이 일은 일단 비밀로 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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