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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인쇄기/초벌인쇄

[쿠로코의 농구] 인연과 우연과 필연 (1)

by 류 엘 카르마 륜 위르치아나 2015. 1. 3.
차가운 도시 마왕님 시리즈의 세 외형제가 만나는 장면입니다.
이것도 쓴다고 벼르다가 수정하다가 다시 쓰다가 이꼴이 났네요.
늦었다.orz

어쨌든 외전격인 스토리입니다.
아기 쿠로코 귀여워요.
누나한테 와봐요, 이뻐해줄게.[쳐맞]

슬슬 만악의 근원화 되어가는 외사촌의 이름을 정해야하는데 뭐로 할지 걱정입니다.
일단, 이름 짓기 귀찮……[쳐맞]
어쨌든 꾸준히 나올 악역인지 샌드백이지 모를 녀석이니까요.[…]

아, 우선 시작합니다.




 쿠로코 테츠야의 4번째 생일이 지나갔다.

 가족끼리의 조촐한 생일파티를 열었다. 테츠야는 부모님의 사랑이 담긴 선물도 받았다. 가족끼리의 생일은 언제나 작고 따뜻했다. 그러니 다른 사람도 그러리라, 어린 그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날은 단 한번도 만난적 없었던 외할아버지의 산수연(傘壽宴)이었다. 외가의 성향을 익히 알기에 그의 어머니는 드물게 노골적으로 가기 싫어했다. 그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처음이라 조금 불안했었다. 그런 그를 다독이던 어머니는 결국 가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닐 뿐더러 이번이 아니면 헤어진 자매와 만날 기회가 없지 아니냐는 아버지의 설득에 어쩔 수 없이 가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세 자매는 쫓겨나듯, 혹은 가출하듯 결혼했기에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다. 사실 각자의 결혼 상대와 간신히 인사를 나눈 수준이었었다. 그럼에도 자매사이는 굉장히 돈독했었다. 그 차디찬 집안에서 서로만이 위안이었었다. 그렇기에 간신히 생긴 서로 만날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자기 욕심에 아버이와 쿠로코를 힘들게 할 것 같다며 조금 울적해하셨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조용히 다독여주셨었다.

 그렇게 도착한 외가는 굉장히 음습하고 기분나쁜 것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한결같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고, 그건 주로 부모님을 향했었다. 그 말의 의미는 몰랐지만, 불쾌해진 테츠야가 조용히해, 라고 소리 죽여 웅얼거렸다. 단지 그것뿐이었지만, 사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것들은 덜덜 떨면서 굴종을 표했고, 테츠야의 기분은 바닥을 쳤다. 그것들이 서둘러 사라졌지만, 이미 가라앉은 기분은 더욱 바닥을 쳤다.

 시무룩하게 고개를 숙인 아이의 기분을 읽은 아버지가 말없이 안아올리고는 다독인다. 아버지는 아이가 보통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그들에게 절대적인 힘을 행사한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걸 아주 싫어하는 것도, 외가가 그 계열의 일을 하기에 집보다 외가에 그런 것이 더 많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도 여기에서는 아이가 귀해진다. 누구나 탐낼 귀한 존재가 된다. 아버지는 어리지만 자신을 필요없다 여기는 아이가 아주 귀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자신에게만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귀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걸 보면 그게 실패한 걸지도 모른다.

 조금 착찹해진 그는 손님을 맞이하러 왔다는 아이의 경멸어린 시선을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그 아이는 고작 테츠야 또레 정도로 보였지만,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그를 경멸했다. 하등한 것을 보는 시선에 어머니의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다. 그런 집안에서 자랐을 그녀가 마냥 안쓰러웠고, 자기와 만날때까지 버텨준게 마냥 고마웠다. 어머니가 놀라 바라보자 그는 그저 빙그레 웃어주며 안내하는 아이의 뒤를 따랐다. 그녀는 이 저택에서 처음으로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테츠야의 외가는 영적계통으로 최고로 꼽히는 곳이다. 정계는 물론이고, 제계의 저명인사로 부터 의뢰를 받는 일이 허다할 정도다. 외가는 그런 성세를 자랑하듯 아주 거대한 저택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이 안내받은 방은 예상했던 방보다도 작았고 아주 구석진 곳이었다. 직계 존속의 딸이 머물만한 곳이 절대 아니었다. 능력주의니까 어쩔 수 없어요. 능력이 없다는 건 이곳에서 죄에요. 쓸쓸하게 말하는 어머니를 아버지는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내게 와 줘서 고맙습니다. 어머니의 눈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어린 테츠야는 소중한 어머니가 아픈게 싫어서, 우는게 싫어서 얼른 다가가 손을 꼭 잡았다. 그런 아버지와 아이의 모습에 그녀가 환하게 웃었다. 맞아요, 우리집은 이제 여기가 아니지요. 테츠야군과 당신이 있는 걸요. 테츠야군, 엄마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랍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를 끌아안았다. 이곳은 싫었지만, 이제 그녀는 혼자도 아닐 뿐더러 이렇게나 사랑하는, 사랑해주는 가족이 있었다.

 테츠야는 그제야 어머니가 아파서 운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어째서인지는 사실 아직 모르지만, 적어도 그녀가 웃어주는게 좋았다. 아버지를 올려다보니 잔잔한 미소로 어머니를, 그를 바라본다. 그게 이상할 정도로 좋아서 쿠로코는 자그마한 손으로 아버지를 꼭 끌어안았다.

 가족애를 다시 확인할 때쯤,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어머니를 닮았지만, 어머니보다 날카로운 눈매의 여인과 그녀를 닮은 6-7살로 보이는 아이가 성큼 들어온다. 그녀는 어머니를 보고 화들짝 놀라더니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이 되었다. 어머니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울먹이며 그녀에게 안겼다. 큰언니! 큰언니지? 그렇지? 그래, 언니야. 우리 막내 얼굴 좀 보자! 그 동안 잘 지낸거야? 큰언니, 언니도 잘 지낸거야? 나야 지금 행복하지! 나도 그래. 정말 보고 싶었어, 언니. 나도 보고 싶었단다. 서로를 꼭 끌어안으며 그간의 일을 소근거린다.

 오래간만에 재회한 자매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쏟아내는 말에 테츠야는 정신이 없었다. 얼결에 아버지의 옷자락을 꾸욱 잡아당기니 아버지가 그를 안아든다. 어리둥절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천천히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어머니의 첫번째 언니고 6년이나 만나지 못했었다고. 어머니가 만나고 싶어했던 가족이랍니다. 조용한 설명에 테츠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머니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건 확실히 알았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외한 가족은 처음이라 테츠야는 조금 긴장되고 들떴다. 그래서 그녀를 바라보니, 마침 그녀도 그들을 바라봤다. 눈이 딱 마주치자 어쩐지 부끄러워져서 슬며시 아버지의 품을 파고 들었다. 아버지가 작게 웃으며 아이를 달랬다.

 그녀는 한참동안 테츠야를 바라보더니 곁에 있던 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참 둘을 번갈아 보더니 곧 한숨을 푹 내쉬며 어머니의 머리를 토닥였다. 다 안다는 듯한 손길에 어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다 그녀가 한숨을 다시 한번 내쉬며 말을 이었다.



 "인사가 늦었네요. 매부,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우리 막내를 이렇게 아껴줘서 정말 고마워요. 정말 우리 막내가 매부를 만나서 다행이에요. 우리 막내도, 아이도 정말 사랑하는 거죠? 아니면 저렇게나 강한 아이를 데리고 있을 수 없을테니까요. 정말 다행이에요."

 "큰언니?"

 "정말이지, 우리집도 이렇거든. 요녀석, 우리집 첫째! 키요시~ 인사하렴, 엄마의 막내동생 가족이란다."



 그녀의 곁에 있던 아이가 냉큼 앞으로 나서서 인사를 한다.

 그녀를 닮아 약간 날카로운 눈동자에 다갈색 머리카락의 소년이었다. 조금 당차고 날카로운 눈동자는 어리지만 늠름한 인상을 심어준다.



 "처음뵙겠습니다, 미야지 키요시라고 합니다! 막내 이모, 이모부 잘 부탁드려요!"



 그게 그들의 첫 만남이었다.



하나미야는 이번에도 늦습니다.
운명이다, 포기해라.[쳐맞]

큰언니, 그러니까 큰이모는 영시능력이 약간있습니다.
명확하게가 아니라 감으로 느끼는 경우라 별의미가 없어요.[…]
그냥 크다, 작다 수준?
쿠로코는 유난하게 커서 알아차린 경우입니다.
일단 예시가 자기 아들인데 이 아들도 크니까 그보다 더 큰게 쿠로코니까요.
레알 규격 외.[아득한 눈]

쿠로코네 아버님이 유난히 멋있는 건 착시가 아닙니다.
왜, 성격은 아버님 많이 닮았다잖아요.[쳐맞]
은근히 로맨티스트에 강하실 것 같은 아버님이셨습니다.[…]

하나미야는 다음편에 나올 수 있으려나요?[…]
슬슬 진짜 외사촌의 이름을 지어주어야 할 것 같은데 뭐로 하나 싶네요.
귀찮은데 그냥 세이메이로 할까……

이상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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