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장난 인쇄기/초벌인쇄

[쿠로코의 농구] 이제 울어도 괜찮아?

by 류 엘 카르마 륜 위르치아나 2014. 11. 27.
단품이란 뭘까요?
후엥후엥 우는게 귀여워서 결국 이어 썼습니다.orz
내가 안괜찮아, 아니 괜ㅊ……

강조해봤자 뭐해, 결국 제가 썼네요.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이거 쓰고 있고.[폭소]

orz

또 울릴거에요.[해맑]
다음에도 후엥후엥 울려버릴 거다!![쳐맞]

그럼, 모쪼록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카이조(海常) 고등학교와의 연습시합이 끝나고 잠시 사라졌던 쿠로코 테츠야(黒子 テツヤ)를 회수한 세이린(誠凛) 고등학교 남자 농구부는 일단 학교로 돌아온 후 해산했다. 삼삼오오 짝을 이뤄 흩어진 멤버 사이에 빠진 이가 있었으니, 그는 존재감이 무척이나 흐린 쿠로코였다. 사실 후리하타 코우키(降旗 光樹)가 같이 마지버거에 가자고 했지만, 쿠로코는 볼일이 있다며 거절했고 내일 보자며 헤어졌다. 그리고 쿠로코의 발걸음은 아무도 없을 부실로 향했다.

 감독인 아이다 리코(相田 リコ)는 오늘의 경기 자료를 정리한 후 몸을 일으켰다. 어차피 학생회일이 밀렸던 것도 있어서 겸사겸사 학생회실에서 작업했었다. 시계를 확인하니 벌써 8시를 넘어간다. 너무 늦었다 싶어 일어나니 한쪽에서 쭉 그녀를 기다리던 주장인 휴가 준페이(日向 順平)도 따라 몸을 일으킨다. 먼저 가라고 했었지만, 어떻게 여자애를 혼자 집에 보내느냐며 지금까지 그녀의 일을 도우며 기다렸다.


 "다한거야?"

 "오늘 분은 다했어. 이제 가면서 부실 문단속만 하면 끝!"

 "수고했다."


 휴가가 가볍게 아이다의 머리를 토닥였다. 머리가 헝크러진다고 투덜거렸지만, 그 손을 쳐내진 않았다. 소꿉친구라고 신경써주는 모양새가 싫지 않았던 탓이다. 오늘 경기에서 보완해야할 점이라든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도란도란 말을 주고받으며 부실 근처에 가니 기이한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훌쩍이면서 자그마하게 중얼거리는 소리였다. 흐에에에 무서워써…… 시, 실수 할까바 무서워써 히끅…… 등등 목소리는 들어 본 것 같은데 누군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무슨 실수를 할까봐 무서웠다는 걸까? 그런데 여긴 고등학교 농구부 부실이다만? 혹시 몰래 들어온 어린애? 여러 가설을 떠올려보지만 역시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 그들은 살며시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그곳은 농구부 부실 뒤편에 있는 작은 공터였다.

 그곳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인물이 쪼그리고 앉아 훌쩍였다.

 하늘빛 머리카락과 금방이라도 녹을 것만 같은 하늘빛 눈동자, 굵은 물방울이 아직도 후두둑 떨어져 흙을 적신다. 바닥에는 손가락으로 끄적여진 무서웠다랑 어쩌지가 뒤범벅되어 빼곡히 쓰여있고, 드물게 해냈다와 이겼다도 보였다. 아니, 사실 그런 것보다 저기에서 훌쩍이는 사람의 정체가 너무나도 의외로 어찌하면 좋을 지 알 수 없어진 둘은 잠시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뺨을 잡아 쭈욱 늘렸다. 응, 아픈걸 보니 꿈은 아닌가봐. 그렇네, 꿈이 아니네. 싸한 시선을 교환하던 그들은 어쩌찌이 흐에 눈무리 안멈…… 히끅 흐에에에 라는 숨죽인 울음을 외면하지 못했다.

 휴가가 먼저 슬쩍 다가가 수건으로 뺨을 토닥이니 그제야 둘을 발견한 하늘빛 눈동자가 토끼처럼 동그랗게 떠진다.


 "후에? 캡띤? 감됵? 에? 흐에에에에에에!?!?"


 아, 또 눈물을 후두두둑 떨구면서 바들바들 몸을 더 웅크리고 후에후에…. 휴가가 슬쩍 아이다를 바라보니 이번에도 뺨을 쭈욱 잡아 당겨준다. 심히 아팠기에 꿈이 아니라는 걸 새삼스레 확인했다.

 화들짝 놀란 눈을 한 이는 쿠로코였다. 그러니까 남자답고 이상한 곳에서 천연인 주제에 올곧고, 불의에 맞서는 그런 용감한 남성상인 주제에 문학소년으로 보이는 외모의 갭이 굉장한 그 쿠로코였다. 지금 울어서 혀짧은 소리를 내는것도 쿠로코다. 침착한 무표정은 어디로 가고 불안하게 떨리면서 눈물을 뚝뚝 떨구기만 한다. 큰소리로 울지도 못하고 히끅거리며 어떻게든 울음을 멈추려 용쓴다만 저러다 눈동자가 녹아버리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원래도 그랬지만, 이것도 갭 쩔어! 그들은 속으로만 외쳤다.


 "쿠로코, 괜찮으니까 진정해라. 어디 아픈거냐? 혹시 말 못할 일을 당한 건 아니지?"

 "히끅, 갠찬슴니다. 히끅, 아프지 안슴니다아… 흐에에…."

 "쿠로코군, 뚝! 나도 휴가도 화난 거 아니니까 진정해. 착하지?"


 잘 달래보지만, 쿠로코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후두둑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쩐지 잔뜩 겁먹은 것 같은 태도에 진짜 어린애같은 말투다. 단순히 평소와 다르다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는 걸 확신한 그들은 바들바들 비맞은 새처럼 떠는 그를 데리고 가장 가까운 부실로 이끌었다.

 의자에 앉히고 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고, 입에는 손수 떠서 바닐라 푸딩을 먹여줬다. 오늘 마침 미토베 린노스케(水戸部 凛之助)가 많이 만들었다고 나눠 준 거다. 한사람 당 2개씩 나눠줬는데 휴가가 하나 일부러 남겨뒀던거다. 물론 이러리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 수고한 아이다에게 하나 더 쥐어줄 요량이었다. 단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도 순식간에 먹어치울 정도로 맛있던 푸딩은 우는 아이에게 뛰어난 효과를 발휘했다.

 쿠로코는 이젠 울음을 거의 그치고 아이다가 먹여주는 푸딩을 아기새처럼 받아먹었다. 휴가가 얼음물에 담궜던 수건으로 눈가를 토닥여줬다. 쿠로코는 차가운지 움찔거렸지만, 피하지 않고 얌전히 휴가의 손길을 받았다. 자, 그럼 이제부터 설명을 들어야할텐데…… 울리지 않고 어떻게 들을 것인가. 진짜 문제는 그것이었다. 그걸로 서로 눈치를 보고 있자니, 쿠로코의 눈에 다시 눈물이 그렁 고인다.


 "죄, 죄송함니다…… 약하니까, 히끅. 역시 시… 싫지요오…?"

 "브아보! 어떤 모습이건 네가 쿠로코 테츠야라는 건 변하지 않잖아. 괜찮으니까 뚝!“

 “캡티이인…… 흐에에에…… 나, 진짜 히끅 시러하까바아…….”

 “우리 팀에서 널 싫어할 녀석은 없어, 브아보!”


 휴가가 조금 거칠지만 다정한 손길로 다시 주룩 흐르는 눈물을 닦아 준다.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이 성격이 원래 성격이라면 중학교 시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강호인 만큼 약하면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었을 테니 최대한 숨겨야 했겠지. 어쩐지 안쓰러워져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곁에 있던 아이다가 쿠로코의 등을 토닥인다. 아마 비슷한 결론을 내렸으리라.

 둘의 그런 자상한 태도 덕에 쿠로코는 간신히 울음을 멈췄다. 최대한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를 취하려했지만, 바싹 마른 입술과 가늘게 떨리는 어깨가 그의 긴장도를 알려줬다. 조금 어렵게 두서없이 던져진 그의 이야기는 그들의 예상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나, 난 어릴 때부터 겁쟁이라 친구들이 싫어했습니다. 놀 때 언제나 날 빼고 놀았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혼자여서… 운다고 싫어해서… 우는 거 참았는데도 혼자였어여, 아니 였습니다. 강해지면 같이 놀 수 있을까 해서 강해지려고 했고요, 남자답게 멋있는 농구를 하게 되었ㅇ… 습니다. 중학교 때 무서웠는데, 그래도 어떻게든 하려고 했는데… 다들 나 두고 가서…… 히끅, 약한 거 싫어한다고 해서 꾹 참고 곁에 있었는데…… 히끅, 진짜 친구였는데에…… 흐윽, 이 팀이 좋아서어… 히끅, 들키면 다들 싫어할까봐아… 흑, 참으려 했었는데에…… 나, 나 또 버려질까바아… 난 다들 좋아하는데…… 흐, 흐후에에에에에에에엥!”


 다시 어린아이처럼 울어버린다.

 그런 쿠로코를 달래면서 그들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끌어내렸다. 그러니까 이 성격이 원래 성격이고, 이 성격 때문에 따? 따지 이거? 어떤 색휘들이 우리 애를!! 이건 나중에 밟도록 하자. 그래서 따를 당한지라 강해지려고 우는 거도 참고 강해지려고 노력한 덕에 평소의 그 성격이 되었다? 거기다 농구가 멋있어서 시작했다니, 귀여운 녀석! 그리고 기적의 세대는 나중에 완전히 죽이면 쿠로코가 울 테니 반은 확실히! 필히! 죽여주마. 우리를 좋아하니까, 버림받기 싫어서 강한척했었는데 그걸 우리에게 들켰다 이거지? 뭐야 이거 귀여워!! 이게 동생? 이게 동생인가!?

 그 귀여운 마음씨가 사랑스러워서 그들의 이성이 반쯤 날아갔다. 거기다 귀여운 걸 무척 좋아하는 여심을 걷잡을 수 없어서 먼저 폭주한 건 아이다였다.


 “쿠로코군! 누가 싫다고 하면 누나한테 말하세요, 누나는 쿠로코군의 편이야!”


 누나라니 오버다!!! 휴가는 토를 달고 싶었지만, 그보다 쿠로코가 조금 기뻐하는 기색으로 누, 누냐? 거리는 게 들렸다. 발음이 새서 다시 반쯤 우는 표정이 되었지만, 기뻐했다는 게 중요하다. 아이다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응응, 누나야, 누나! 그러니까 누나랑 있을 때는 원래 성격대로 해도 되요. 참지 않아도 되요.”

 “그럼 난 형이다. 우린 네 원래 성격을 알지만 싫어하지도 버릴 생각도 없어. 넌 우리 팀이고, 가족이니까.”


 단호한 휴가의 말에 다시 쿠로코의 눈동자에 눈물이 그렁 고인다. 자그마하게 금방이라도 사그라질 듯 한 목소리로 누냐, 형아라고 속삭인다. 기쁘게,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부르라는 둘의 모습에 기어코 다시 울어버린다. 누나야아아아, 형아아아아 거리면서 후에에엥 운다. 그래, 형이다! 누나다! 거리며 우는 쿠로코를 달랬다. 자신의 비밀을 알았으면서도 변함없이, 아니 오히려 가족이라며 감싸준 그들의 마음이 그리도 기뻤나 보다.

 쿠로코의 눈물을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간신히 울음을 그친 쿠로코는 둘의 옷자락을 잡고 집 근처까지 배웅을 받았다. 조심해서 들어가고 내일 보자는 둘에게 수줍어서 어쩔 줄 모르는 얼굴로 어렵사리 말하고는 도망치듯 집안으로 들어갔다. 작게 또 씹었다아아, 후에…… 거리는 소리까지 너무 귀여워서 그들은 그 자리에서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았다. 고1인 주제에! 남자애면서! 사기다! 이렇게 귀엽다니, 사기야!!! 마음속으로 절규하면서 헤어지면서 쿠로코가 한 말이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쭈, 쮸니형아! 리코누냐! 내일 봐요!”


 그들은 진짜 고1, 겉은 일단 문학 소년이지만 실제는 운동계 남학생이 너무 귀여워서 숨을 쉴 수 없을 지경까지 갈 줄은 몰랐다. 얼마나 용기를 내서 말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더 사랑스러웠다. 평소 진짜 성격을 숨길 때도 농구부의 전원을 좋아하는 걸 숨기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했기에 그런 건 안다. 오히려 조금 지나치게 따른다고도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수줍수줍하며 귀엽게 온몸으로 좋아좋아…… 미친, 귀여워어어어어!!!!!

 리코누냐, 살아있냐. 그렇게 부르지마! 그건 쿠로코군만으로 충분해! 진짜 쿠로코군이 너무 귀여워서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 내일부터 어떻게 보지? 동의. 그런데 동생이란 다 저런 걸까? 동생이란 좋은 거구나. 쮸니형아, 정신차리세요. 쿠로코군이어서야. 그렇지? 그럼 셋이 있으면 우리 동생이라는 건가. 멍하니 그런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향하던 둘 사이에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셋이서 있을 때만 쿠로코가 동생이 된다. 둘만 있을 때도 그렇겠지만, 문제는 그럴 기회가 희소하다는 거다. 일단 학년부터 다르고, 평소에 쿠로코는 짝인 카가미 타이가(火神 大我)와 다니거나 같은 도서위원인 후리하타와 다닌다. 부활을 끝낸 후에도 대게 1학년끼리 다니거나 카가미가 함께한다. 귀여운 동생이 조금 멀어졌다.


 “휴가군. 금요일 부활 후, 셋이서 모여서 작전회의 어때?”

 “콜. 금요일이면 이즈키도 먼저 돌아가니 딱 좋네. 아, 그리고 쿠로코가 쮸니형아, 리코누냐라고 부르니까 우리도 애칭하나 만들까?”

 “콜. 금요일까지 의논하자!”

 “OK~!”





 그리고 금요일, 코챠라는 애칭을 받고 쿠로코가 엄청 기뻐하며 울었다는 건 그 후의 이야기.




휴가나 아이다는 나랑 자리 좀 바꾸자.
나도 아앙 해줄 수 있는데… 나도 누나해줄 수 있는데……
다 쓴 소감이 이따위라서 죄송합니다만, 진심입니다.[진지]

어쨌든 쿠로코가 후엥거리는 이유를 써봤습니다.
요는 과거편입니다.[…]
원래 잘 우는 성격이었는데 그것때문에 은따까지 당해서……
남자답게 강해지면 친구가 늘지 않을까? 라는 참 순수한 생각으로 남자답게를 주창하다가 표면성격이 저렇게 된거죠.
막 양아치 일에 끼어든 다음에 집에서 엄청 무서웠다고 후에에에엥 울었겠죠.[두근두근]
귀여웠으리라 생각합니다!!!

아, 카이조 전 다음에 엄청 운 이유도 넣었어야 했는데 까먹었네요.[폭소]
괜찮아, 쿠로코도 울다가 까먹었어![쳐맞]
이건 다음에 넣겠습니다.
네, 그러겠습니다아.

그럼 세이린즈와 함께 기적즈 레이드 뛰실 분 모집합니다![해맑]
반은 농담 입니다.[폭소]

네,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