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려야 했는데 그만 뻗어버려서……
임시 방편으로 써둔 글을 올립니다.[웃음]
번역한 건 집에 있어서 못올리고, 이건 조금만 수정하면 올릴 수 있게 해놨거든요.[…]
회사에서 이러고 놀면 안되는 건 아는 데 말이지요오오오…….
신의 아이 시리즈, 토오편을 쓰다가 안풀리면 이것도 써서 생각보다는 좀 모였습니다.[…]
그런데 (1)편 끝나려면 멀었고.[웃음]
일단, 쿠로코가 환생한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죽자마자 바로 환생한 터라 어리둥절한데 인간도 아니라고해서 패닉에 빠진 쿠로코입니다만,
종족이 종족이라 쉽게 적응하고 살것 같네요.
네, 아마도요.
그럼 시작합니다~!
죽음이란 모든 생명에 평등한 것이고, 언제 어디에서든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그건 알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죽음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친우가 구해준 비행기를 타고 그 친우를 만나러 가다가. 당연히 사고였고, 아무도 예측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러니 더 걱정이 되었다. 친우, 아카시 세이쥬로(赤司 征十郎)는 지금 괜찮을까? 그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괴로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여 자책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건 아닐까? 곁에 무라사키바라 아츠시(紫原 敦)가 있을테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아카시만이 아니다. 가서 만나기로 한 친구들, 고교시절 단짝이었던 카가미 타이가(火神 大我)와 중학교시절 단짝이었던 아오미네 다이키(青峰 大輝). 카가미도 아오미네도 주위에 좋은 사람이 있으니 괜찮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 않길 바란다. 새침하지만 사람 좋던 미도리마 신타로(緑間 真太郎), 그의 곁에는 분명 타카오 카즈나리(高尾 和成)가 있어줄테니 그나마 걱정이 덜 되었다. 카가미의 곁에는 아마 히무로 타츠야(氷室 辰也)씨가 있어줄 테고, 아오미네의 곁에는…… 키세 료타(黄瀬 涼太)와 모모이 사츠키(桃井 さつき)씨가 있을테니 갑자기 걱정이 더 된다. 너무 울어서 수분부족이 되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요? 예전에 술자리 농담으로 「이제 존재감을 키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밤에 교통사고라도 당하면 큰일이니까요」라고 했다가 대성통곡하는 그들 덕에 『밤에는 절대 혼자 다니지 않는다』라는 약속을 해야했다.
차라리 그 비행기 사고가 꿈이었다면 좋으련만…….
무심코 생각을 이어가던 그는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죽었는데 생각이라니!? 정말 사고가 꿈이었던 건가!? 아니면 나 지금 유령?! 그렇게 생각하며 혼란스러워하는 그의 머리에 부드러운 감촉이 닿았다.
[이제야 일어났구나, 아가. 잘잤니?]
다정한 목소리가 돌아보니 우아한 백은의 갈기를 휘날리는 아름다운 '생명체'가 있었다. 그건 눈같고 구름같았으며, 때때로 잡을 수 없는 빛처럼 느껴졌다. 다정한 금빛 눈동자가 호를 그리며 웃는다. 전체적으로 사슴을 닮았으나 늘씬하게 뻗은 다리에 발굽은 없고, 관절 쪽 양옆으로 날개가 달렸다. 이마에는 하얀 뿔이 나뭇가지처럼 독특한 꺾임으로 솟아 있었고, 갈기 사이로 보이는 귀는 끝이 깃털이었다. 백은의 갈기는 등을 타고 쭉 자라 꼬리까지 이어졌으며, 그 꼬리의 끝은 안개처럼 흐릿하다. 아름답다는 표현이 아쉬울 정도로 눈부신 존재였다.
이런 생명체가 지구 상에 존재한다는 말은 들은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다. 거기다 분명 그를 향해 '말했다'.
그러고보니 아가? 내가 아가? 누구의? 어라?
혼란스러워하는 그의 심정을 읽은 것인지 그 존재가 걱정스레 그의 얼굴에 뺨을 부빈다.
[아가, 괜찮니? 어미가 여기 있으니 걱정하지마렴. 누구도 널 괴롭힐 수 없을 거란다.]
어미? 에?
당혹스러워하는 그의 심정과는 상관없이 말간 금빛 눈동자에는 엷은 하늘빛의 '그녀'와 닮은 존재가 비춰졌다. 주위를 둘러봐도 있는 건 자기 혼자다. 그러니까, 저 존재는 자신이다.
환생같은 건 믿은 적도 없었고, 그저 소설 속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건만 이건…… 아연해진 그는 세상이 까맣게 변하는 걸 느꼈다.
그게 쿠로코 테츠야(黒子 テツヤ)가 환생을 자각한 첫날 벌어진 일이다.
사흘간 속으로만 끙끙 앓던 그는 결국 우선 이 상황에 적응하기로 했다.
사실을 부정한다고 해서 이게 꿈이 될리 없을 뿐더러, 진심으로 걱정하는 어미의 눈빛을 버티지 못한 탓이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걱정스러운 눈빛만 보내는 그녀의 상냥함이 너무 사무친 탓도 있었다. 그녀는 사흘만에 드디어 몸을 일으킨 그를 보며 순수하게 기뻐했다. 덕분에 더욱 면목이 없어진 그는 고개를 푹 숙이다가 결심을 굳히고 그녀의 곁에 다가갔다. 그녀는 자상한 어머니의 미소로 그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막상 상황이 이렇게되니 어디에서부터 설명해야할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사실 전 전생에 인간이었습니다, 라고 할 수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뭐라고 설명해야하지요오……? 혼란스러워진 그가 우왕좌왕거리니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가, 전생의 기억을 지녔나 보구나.]
얼결에 고개를 끄덕이니 그녀가 차분히 설명해준다.
[정령이자 자연에 가까운 존재인 우리 기린(麒麟)은 종종 미련을 안고 죽은 이들이 태어날 때가 있단다. 내 남편이자 네 아비도 그런 경우지. 물론 악에 받힌 미련이 아니라 순수한 바람을 안은 이들이 대부분이이지. 네 아비는 가족을 바라였어. 그이가 나와 결혼하고 네가 태어나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단다.]
그런 분이 사흘간 얼굴한번 안비추셨습니까아……. 그는 조금 불만을 드러내고 싶었지만, 스스로 잘한 것도 없기에 그냥 묻었다. 태어나자마자 짱박혀 어미의 속만 썩혔으니까. 그의 심경을 읽은 것인지 그녀가 작게 웃으며 그를 달랜다.
[지금 그이는 엄청 화가 났단다. 설마하니 갓 태어난 널 노린 사냥꾼이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니? 때문에 지금 그 사냥꾼들을 혼내러 자리를 비운거란다.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아니었으면 지금쯤 지상은 빙하기로 변했을테니까.]
[빙하기…… 라니 어째서입니까?]
[어미는 세츠린(雪麟)이고, 아비는 운키(雲麒)니까. 아비가 태양을 가리고 어미가 눈을 내리면 그리 되겠지?]
그러면서 기는 숫컷, 린은 암컷을 의미한다고 했다. 성은 타고난 속성에 기와 린을 붙이고, 이름은 보통 부모가 지어주지만, 전생을 기억하는 경우 당시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차근히 설명했다. 그래서 자신은 세츠린 서리내, 아비는 운키 카자도르(Cazador)라고 말했다. 가족의 증거는 뿔을 보면 안다면서, 가족이 되면 뿔 모양이 비슷해진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정령에 가까운 존재다보니 피 한방울, 털 한가닥도 인세의 보물이라 약한 기린을 노린 사냥꾼도 있으며 그가 그런 사냥꾼에게 노려졌었다고 한다.
태어나자마자 무서운 걸 겪게 해서 미안하다는 서리내의 말에 그는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노려졌던 기억도 없었다. 그보다 자신에 대해 아는게 시급하다고 느낀 그는 침착하게 되물었다.
[그럼 저는 운키입니까?]
[넌 쿠우키(空麒)란다. 세상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모든 걸 굽어 볼 수 있지. 세계와 동화해 모습을 감출 수 있으며, 모든 것이 너를 위해 움직일 거란다. 쿠우키는 세계의 사랑을 받는 존재니까.]
그녀는 정말 기쁜 듯이 말했다. 그래서 사냥꾼이 널 발견하지 못했지.라며 그의 뺨을 부빈다. 네가 전생에 살던 세계로도 갈 수 있을거란다. 너의 미련을 이뤄주고자 세계가 널 쿠우키로 태어나게 했을테니까. 아가, 넌 사랑받는 존재란다. 그는 문득 울고 싶어졌다. 세계의 사랑이라는 커다란 것 보다, 죽어서도 걱정이 되었던 친우들의 모습이 다시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다시 만날 수 있다.
다시 함께 어울릴 수 있다.
그 사실이 이리도 기쁠 줄 몰랐는데… 혹여나 지금도 울고 있지나 않을런지…… 문득 그런 걸 떠올리는 것만으로 목이 매였다. 죽기 전에는 그들이 이렇게나 소중한지 몰랐었는데……. 정말 꿈에도 몰랐었는데…….
[그러니 아가, 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니? 어미에게 이야기해주지 않으련?]
어미의 상냥한 말에 이끌려 그는 천천히 자신의 삶을 이야기 했다.
쿠로코 테츠야의 일생을.
쿠로코가 환생한 기린은 환상종으로 유명한 기린이지, 아프리카에서 뛰어노는 그 기린이 아닙니다.
거기다 제 마음대로 어레인지해서 용비늘이 아니라 그냥 가죽피부.[…]
눈의 기린인 어머니와 구름의 기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부부, 좀 강합니다.[…]
강제적 빙하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 정도로 강합니다.[…]
덧붙여서 현재 아버지는 사냥꾼을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중입니다.
아버지의 전생은 노예인 사냥꾼이었습니다.
(이름도 스페인어로 사냥꾼. 발음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오~)
죽도록 부려먹히지만, 나름 유능해서 꾿꾿이 살아남았습니다만, 결국 식인 호랑이에게 먹혀서 사망.
다른건 몰라도 가족이 없는게 너무 한스러워서 가족을 원한다는 바람에 따라 지금의 가족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귀여운 아들로 세상을 다 가졌다고 기뻐했더니 사냥꾼이 초쳐서 분노MAX.[…]
아내와 아들은 구름을 통해 지켜보는 중이었는데, 사흘간 짱박혀서 끙끙거린게 사냥꾼 탓인 줄 알고 죽도록 괴롭혔었습니다.[…]
멀쩡한 거 알았으니 이제 돌아오겠네요.[웃음]
어머니는 환생자가 아닙니다.
그냥 눈의 기린으로 태어나셨을 뿐입니다.[…]
이름은 서리의 강이라는 의미로 서리내.[…]
미리내와 비슷한 느낌인 건 제가 그렇게 노리고 지어서 그렇습니다.[…]
쿠로코 테츠야에서 쿠우키 테츠야로 살게 되었네요.
뭐, 인세에서 쓰는 가명은 쿠로코 테츠야로 확정입니다만[웃음]
덧붙여서 그냥 먼닭이죠.
공기 중에 동화할 수 있다니 미스디렉션이 문제가 아니야.[폭소]
이러저러한 능력이 더 있습니다만 그건 뒤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신의 아이 시리즈의 모모이가 너무 안습해서, 어떻게든 행복하게!!!!
를 주창하며 쓰게 되었네요.[…]
네, 진짜 그런 이유입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일찍써서 어라?거렸어요.[웃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