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거 진짜 그냥 썰만 풀고 마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저질러 둔게 너무 많아.[폭소]
게다가 그슥한 내용도 좀 많아요.[…]
주의사항을 말하자면, 이건 세계4차대전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3차아님, 4차임.[…]
덤으로 능력자물입니다.[…]
초능력이 막 나와염.[…]
그런 거 고려하고 봐주세요.[…]
설정 프로필은 생각나면 씁니다.[…]
이하, 간단한 프롤로그를 시작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R15정도라서 그냥 공개.[웃음]
올라가면 보호글로 넘어갑니다, 이예이~
아래의 제목을 눌러주세요.[웃음]
그의 세상은 새까맸다.
색이 끔찍히도 싫어서 스스로 빛을 잃었다. 내려꽂히는 폭언에 귀를 닫았다. 그럼에도 아픔은 끝나지 않았고, 공포는 지속된다. 흐느끼는 법만 배운 그는 낯선 기억에서 죽음을 찾아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는 것만 알아냈다. 다른 기억은 그냥 아프고, 괴롭고, 무서워서 전부 버렸다. 오늘이 지나면 어제가 무한히 반복된다. 오늘밖에 시간이 없다는 걸 그는 알았다. 그러니 도망쳤다. 어둠을 달리고 달려 높이 올라가 가로막은 봉을 넘어 뛰어내리면 모든 게……
무슨 짓이야! 여기에서 뛰어내리면 죽는다고!
누군가가 그를 잡았다. 그는 봤던 것과 다른 '오늘'에 당황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지금' 뛰어내리지 않으면 끌려가서 어제를 반복할거다. 그건 싫어. 무서워. 끝내줘. 제발. 여기에서. 전부. 끝내줘. 가느다란 그의 팔은 억센 손을 뿌리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난다. 이대로면 다시 어제가 반복되는 거야? 무서워. 그것만큼은 싫어.
괜찮아, 진정해! 네가 무서워하는 어제라면 이제 끝났으니까!
정말? 진짜? 하지만 '지금'이 지난 '오늘' 그는 다시 그곳으로 끌려갔었다. 목을 잡혀서 질질 그 곳으로 갔었다. 싫어. 그건 싫어. 시간이 지났어. 올거야. 끌려 갈거야.
아니, 내가 끌려가게 하지 않을거다!
그는 처음으로 머릿속에서 말하는 것이 '타인'이라는 걸 인지했다. 그래서 그는 깨달았다. 그가 끔찍히도 싫어하던 '어제'가 끝났음을.
당래(倘來)
- 作 Kamar
핵전쟁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거의 인류가 전멸지경에 으르렀던 세계3차대전과는 달리, 세계4차대전은 갑작스럽게 능력을 각성한 자칭 신인류라는 존재 때문에 시작되었다. 신인류과 구인류의 전쟁은 치열했으며, 결국 양 진영이 거의 전멸하기 직전에야 끝났다. 약 20여년간 이어진 이 전쟁의 결과 인류는 단 2%만 살아남았으며, 80%이상의 대지를 잃었다. 문명이 남아있는 곳은 고작 서너개의 도시 뿐. 그마저도 각각 초월자라 불리던 신인류가 지킨 곳이다. 이들은 다른 신인류의 협박과 구인류의 회유에도 중립을 지켰으며,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만을 수호했다. 이들 덕에 각 도시는 전쟁의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으며, 전쟁에서 도망친 이들이 머무르게 되었다. 자연스레 남은 도시를 중심으로 문명은 발달했으며, 도시의 수호자인 초월자를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되었다.
국가가 형성되면서 필연적으로 이권 다툼이 벌어졌고, 전쟁이 끝난 걸 기뻐할 새도 없이 도시국가는 내부의 적과 싸워야만 했다. 그 중 가장 큰 도시 국가는 경(京)은 전쟁이 끝나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인류 측 과격파인 'NTP'와 신인류 측 과격파인 'MOG' 그리고 그들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조직 된 초월자 직속 중앙기관인 'SIR'의 싸움이 이어진다. 정확하게는 NTP와 MOG의 테러행위는 막기 위해 SIR이 나서는 구조다.
카가미 타이가(火神 大我)는 중앙기관 'SIR'의 전투부 소속 보결 단원이다. 원래라면 경의 서북지역에서 벌어진 'MOG'의 대규모 테러를 막기 출동해야 했지만, 자신의 능력이 통재되지 않는 관계로 후방에서 대기 중이었다. 원래라면 10살 미만에 끝나야하는 능력 과도기가 17세가 된 그에게 찾아 온 것이다. 덕분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능력 덕에 절대 능력 사용 금지령이 내려졌다. 당연히 불만은 많았다. 그가 SIR에 지원한 이유는 이 능력으로 테러집단을 막기 위해서였으니까. 하지만 하루하루 불어나는 능력을 제어할 자신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거기다 상부의 눈을 피해 능력을 온전히 쓸 수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다른 때 보다 테러의 규모가 커서 어떻게든 그걸 줄이려고 노력하는 단원들이 보인다. 사무능력이 바닥을 기는 그로서는 그냥 조금이라도 도울 일이 없나 기웃거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문제는 그의 덩치가 상당히 컸다는 것이었고, 각종 정보와 그걸 분석하며 새로운 지시를 내리느라 시끌벅적한 본부에서 어슬렁거린 지라 심히 방해였다. 결국 그는 걸림돌 취급을 받으며 순찰이나 하라고 쫓겨났다.
어쩐지 처량해서 한숨을 푹푹 쉬며 땅만 바라보던 그는 기이한 그림자에 시선을 들었다. 역광으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누군가가 옥상에서 뛰어내리려 한다. 그걸 인지한 순간 그는 반사적으로 순간이동을 했다. 나중에 들키면 끝장나겠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 생명을 구하는게 우선이다. 그는 잽싸게 뛰어내리려던 이를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무슨 짓이야! 여기에서 뛰어내리면 죽는다고!"
붙잡힌 이는 카가미를 돌아보지도 않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자연스레 긴 엷은 하늘빛 머리카락도 출렁인다. 제3차대전 이후 다양한 색의 체모가 태어났지만, 이렇게 투명할 정도로 엷은 하늘빛은 처음이라 그도 조금 놀랐다. 그리고 붙잡은 손을 통해 들려오는 '상념'.
그는 어린아이처럼 반복되는 '싫다'와 끝모를 공포, 죽음을 똑바로 인지하지도 못하면서 전부 끝내고 싶어했다. 이제 15살 아니면 14살일 이가 하기에는 지나치게 순진하다. 이건 마치 예닐곱 정도 된 어린아이 같잖아? 몸만 커다란 이 아이는 '어제'가 반복되는 걸 무서워했다. 그것만큼은 싫다며 거듭 반복한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은 반응도 그렇고, 주위에 도움을 구한다는 선택지도 없는게 이상하다 느낀 그는 그제야 아이의 상태를 확인했다.
하얀 피부 곳곳이 울긋불긋한 흔적이 가득했고, 군데군데 물어 뜯긴 흔적도 있었다. 거기다 영양부족인지 몸은 거의 뼈밖에 없었다. 몸을 보니 옷에 시선이 갔고, 그는 더 기가막혔다. 아이는 맨발에 목이 늘어난 긴 티를 걸친게 전부였다. 17살이지만 순찰을 하면서 별의 별 꼴을 다 봤었던 그는 이게 어떤 상태인지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려는 욕을 집어삼키고, 우선 그의 목소리는 물론이고 주위의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아이를 달랬다. 괜찮다고, 이제 네가 무서워하는 어제가 끝났으니 진정하라고. 그렇게 몇번이나 정신감응를 보냈더니 아이에게서 기이한 상념이 돌아왔다. 지금이 지나면 다시 그곳으로 끌려간다. 시간이 지났다. 그 뒤는 같은 상념이 반복되었지만, 누군가가 와서 아이를 끌고간다는 말이었다. 마치 이 순간을 한번 겪었던 것처럼. 그걸 인식한 카가미는 재빨리 옆으로 물러났다. 그건 아이의 상념에서 '누군가'가 아이의 목을 잡았을 때였다. 그 순간 그와 아이가 있었던 장소가 뭔가에 맞은 듯 우그러들었다. 약간 나른하지만 살기어린 목소리가 울린다.
"어이, 그거한테서 손 떼."
그건 몇번이나 전투에서 들어본 적 있었다. 카가미는 상대를 확인한 직후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절대 저쪽으로 끌려가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다. 지금 능력이 뒤죽박죽인 그가 저 괴물을 상대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도 그는 각오를 다졌다. 장거리, 그것도 타인과 함께 순간이동한 적은 없었다. 그의 능력은 단거리 연속 순간이동이었으니까. 저 괴물을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 능력이다. 그러니까 장거리, 바로 본부까지 날아가야한다. 그는 그렇게 생각한 순간 순간이동해버렸다. 막 다시 뭐라고 말하려던 괴물을 남기고.
남겨진 괴물은 황당했다. 그렇게 강해보이지도 않았는데, 장난감과 함께 횡하니 사라졌다. 걸친 제복은 분명 SIR의 전투부 단복이었으니, 거기에 소속되어있겠지. 생긴건 물질계인 주제에 순간이동? 그런 어중이 떠중이에게 장난감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울컥,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살짝만 눌러도 터져 죽을 벌레따위에게…….
분노를 터트리려던 그의 옆에서 갑작스레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모습도 기척도 느껴지진 않았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누군가가 있다.
"다이키, 그건?"
"벌레가 들고 사라졌다고."
"추적은?"
"몰라, 적어도 20km내에는 없어. 그보다 관리하던거 누구야?"
"료타가 가지고 논다더군. 안타까운 일이야, 마음에 들던 장난감이었는데……."
"마녀 밑으로 갔다는 거다. 내 능력으로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찾는 건 어렵겠군. 우선 돌아간다."
반론을 허락하지 않는 목소리를 끝으로 모든 인기척이 사라졌다. 부서진 난간만 옥상에서 일어난 일을 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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